헤럴드경제

　우려가 현실이 됐다. 전통적으로 저작권자에 유리한 판결을 내려왔던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이 삼성전자의 이의신청을 기각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일격에 독일지역 시장을 고스란히 애플에 내주게 됐다. 본안 소송이 남아있긴 하지만 최종 확정판결까지 수개월부터 수년까지 걸릴 수 있어 사실상 갤럭시탭10.1은 독일에선 판매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아이폰5 출시를 기점으로 벌일 애플과의 한판 승부를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갤럭시탭10.1, 아이패드 모방했다" 판단=9일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은 애플의 디자인권을 삼성전자가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삼성전자 갤럭시탭10.1의 디자인이 유럽상표청(OHIM) 유럽공동체등록디자인(RCD)에 등록돼 있는 애플 아이패드의 디자인권을 침해했다고 1차적으로 인정한 판결이다.

　이번 판결은 디자인권 등 저작권에 대해 저작권자의 권리를 폭넓게 인정하는 유럽지역 법원들의 판결 성향을 보여준 사례로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이 벌이고 있는 특허 및 저작권 관련 분쟁의 첫 단초에 해당돼 향후 그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 지역에서는 상품외장(trade dress)에 대해서까지 지적재산권을 인정하고 있어 미국 법원의 판단도 뒤셀도르프 법원과 유사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품외장'이란 제품의 전체적인 외관과 느낌(feel and look)이 유사하게 디자인된 것 역시 지적재산권 침해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애플은 이를 근거로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가운데 유럽 지역 비중은 약 30%다. 이 가운데 독일 지역은 프랑스에 버금가는 큰 시장으로 삼성전자의 올해 태블릿PC 판매 목표치 달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삼성 "두고보자".. 반격에 총력=애플이 우리에게는 비교적 생소한 개념인 디자인을 근거로 삼성전자를 공격한 것에 대해 삼성전자는 오랜 휴대폰 제조 역사 동안 축적해왔던 각종 통신관련 특허로 반격의 고삐를 바짝 죌 전망이다.

　지난해 애플이 미국 시장에서 획득한 특허는 모두 563건에 불과했다. 삼성전자가 같은 기간 미국 시장에서 획득한 특허 건수는 4551건이나 된다. 애플이 휴대폰 시장에 뛰어든지 불과 수년에 불과한 것에 비해 삼성전자의 업력은 이보다 훨씬 길다. 그만큼 특허 수도 많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누적 특허 건수는 10만건을 훌쩍 넘는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오는 10월께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진 아이폰5 출시와 때를 같이 해 대규모 특허전쟁을 준비중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현재 전 세계 9개 국가에서 20여건이 넘는 특허전쟁을 진행중인데, 삼성전자는 아이폰5에 적용된 각종 기술을 면밀하게 분석해 애플의 공격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세계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애플의 공격에 대해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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