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내드릴께요..얼마줄래요?"

조성훈 기자 2011. 7. 6. 06: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조성훈기자][상업성 찌든 '파워블로거' 도마위...공동구매 진행·후기 작성과정 '뒷돈' 요구]

최근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파워블로거 '베비로즈' 사건으로 누리터가 들끓고 있다. 해당 블로거가 공동구매한 오존세척기 제품에 하자가 발생한데 이어, 3000대를 판매하면서 판매가 36만원에서 7만원을 수수료로 받아 총 2억1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상업성에 찌든 블로거 문화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공동구매를 진행하며 기업들로부터 판매수익의 일부를 요구하거나 특정 제품에 대한 후기작성(리뷰)시 뒷돈을 요구하는 일부 '직업 블로거'들의 그릇된 행태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2006년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이 블로그 사업을 강화하면서 나타난 파워블로거들은 최근 화장품이나 육아, 요리, 인테리어, IT기기,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파워블로거들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친근하게 설명하기 때문에 이들의 블로그 내용을 먼저 살펴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네티즌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이들의 영향력도 절대적이 됐다. 기업들도 파워블로거들을 별도로 관리할 정도다.

◇일부 파워블로거들 공동구매로 수억씩 챙겨

문제는 일부 파워블로거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악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동구매를 진행하면서 수익의 일부를 챙기고도 이를 함구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유명 요리 블로거인 문성실씨는 최근 논란에 휩싸였다. 파워블로거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문씨는 TV광고모델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베비로즈 사건이 터진뒤 문씨가 지난 2009년부터 식재료는 물론 화장품, 의류, 건강보조식품, 주방용품, 가전제품까지 광범위하게 공동구매를 진행해왔으며 판매대금의 4~5% 가량을 수수료로 챙겨왔다는 사실이 새삼 외부로 알려져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문씨는 수수료에 대해서는 한번도 밝힌 적이 없다.

문씨의 경우 하루에도 서너건씩, 최근 한주만해도 50건의 공동구매를 진행했는데 1건당 수백만원, 월 1~2억원 가량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실상 인터넷 쇼핑몰과 다름없었던 셈이다.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문씨는 3일 장문의 사과문을 올리고 공동구매도 잠정 중단했다.

한 블로거는 "한번의 공동구매에 수백만원을 수수료로 받은 것은 사실 기업의 판매가격을 전가한 소비자 부담"이라며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 먹이겠다고 시작한 블로그지만 지금 공동구매에는 인공조미료가 가미된 인스턴트나 냉동식품이 좋다는 글들이 버젓이 올라오고 있다"고 문씨를 정면 비판했다.

사실 파워블로거의 상업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화장품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다음 카페 '닥터윤주의 화장품나라'의 운영자 강모씨가 해외유명 화장품 업체초청으로 프랑스 본사방문과 함께 화장품 리뷰당 50만원씩을 받으며 호화생활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직업블로거 등장이 상업화 부추겨

친근한 파워블로거가 순수한 열정으로 제공하는 줄 알았던 정보가 실제로는 장삿속에서 의도된 것임을 알게된 만큼, 회원 입장에서는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공동구매한 한 소비자는 "모 블로거의 공동구매를 자주 이용해왔는데 막대한 수수료를 챙겨왔다는 소식에 배신당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업화는 '직업 블로거'가 늘어나면서 더욱 짙어지고 있다. 기업들이 블로그를 제품이나 서비스의 판촉에 활용하는 이른바 '바이럴마케팅'(구전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데다 최근에는 이를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홍보대행사도 수십 곳이 성업중이다. 특히 화장품이나 스마트폰 등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제품들은 블로거 대상별도 출시 이벤트를 치르고 관련 리뷰를 해주는 조건으로 일정금액을 지불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같은 수익을 노리고 자신이 문외한인 영역으로 진출하는 블로거까지 생겨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와 관련, 한 IT파워블로거가 편파적인 리뷰글을 올렸다가 문제가 되자 사과한 뒤 자진삭제한 사건도 이와 무관치않다. 해당 블로거는 과거 삼성전자의 제품 블로거로도 활동했는데 최근에는 경쟁업체의 후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IT블로거는 "기업들이 체험단 리뷰를 조건으로 10~20만원을 제공하는데 일부는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협찬사실을 비공개할 것을 요구한다"다면서 "직업블로거는 사실상 방문자수에 따른 배너 광고수익에 의존하게 되는 만큼 이같은 유혹을 이기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도 이를 밝히지 않는 것은 사실상 광고영업 행위와 다름없는 만큼, 도덕성 문제라는 게 네티즌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블로거들 스스로 상품리뷰시 객관성을 유지하되 협찬을 받았다면 반드시 이를 공지하고 공동구매는 되도록 자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포털의 책임론도 등장한다. 파워블로거들을 선정하며 이들의 주목도를 높여온 포털이 문제가되자 우리책임은 없다며 발뺌한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한 블로거는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이 방문자수를 높이기 위해 파워블로거들을 측면 지원해온 만큼 일부 책임이 있으며, 포털이 블로거문화 개선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로거가 상품리뷰를 대가로 기업에게 제공받는 경품이나 보수를 명확히 밝히도록 규정하며 어길 경우 벌금처벌을 내리는 미국처럼 우리도 정부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파워블로거는 "은밀하게 수수료를 챙긴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해당 블로거들이 독자들에게 양질의 정보제공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든 만큼 이번 사건을 블로거들이 자정하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내 최초 명품 남성패션지, 로피시엘 옴므 7월 20일 창간]

▶ 급등이 임박한 종목 '오늘의 추천주'

▶ 상위 0.1% 주식 투자기법! 오늘은 바로 이 종목이다!

▶ 오늘의 증권정보 '상승포착! 특징주!'

머니투데이 조성훈기자 search@

<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