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정부대응, 영화 괴물과 흡사"

2010. 4. 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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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정부-국민 소통 부재 집중 지적(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한국 정부의 대응을 영화 `괴물'과 비유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FT는 1일 자 `한국인들, 국가를 실제 괴물로 여겨(South Koreans see their state as the real monster)'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부에 대한 불신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보도에 따르면 영화 괴물의 진짜 악당은 겁에 질리고 비탄에 잠긴 사람들을 잘못 이끌고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하는 국가 그 자체라는 것.

영화에서 화생방 복장을 한 정부 당국자들은 괴물의 1차 광란에서 정신을 차린 가족들을 아무런 설명도 없이 집단 격리시키고 이들에게 아무런 도움이나 답을 주지 않는다.

이 신문은 "영화 속 국가는 가상적인 것이고 실제 한국은 군사독재 정권 이후 발전을 해왔다"며 "한국은 지난 2000년 잠수함 침몰사고 이후 피하주사로 장병들의 부모를 진정시켰던 러시아와는 다르다"고 단서를 달었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아직도 정부와 국민 사이에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고전하고 있으며 최근 일어난 일들은 이를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고 풀이했다.

실종 부모들은 침몰 함정이 항해하기 적합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군 당국이 자신들을 성가신 적처럼 취급했다고 항의했다.

이 신문은 "한국인들이 그토록 분노하고 쉽게 은폐기도를 의심하는 이유는 다분히 정보전달 방식과 관계가 있다"면서 천안함 참사 이외에 여러 가지 사례를 들었다.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을 때 정부는 촛불시위를 우려해 진압 전경 수만명을 서울에 배치해 슬픔을 분노로 바뀌게 했다는 것이다.

또 삼성그룹의 내부문제를 고발한 전 법무팀장의 저서가 베스트셀러가 됐지만 광고수입을 재벌에 의존하고 있는 신문들이 서평이나 홍보를 거부해 이 책은 트위터를 통해 홍보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반면 금융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건희 회장은 특별사면되면서 서민들 사이에 `힘 없으면 감옥에 간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국민의 정부와 언론에 대한 불신은 트위터 등 웹사이트를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항의하는 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끝으로 "한국 민주주의를 위한 과제는 부패와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소통적 논쟁을 성난 트위터들로부터 끌어내 주류로 만드는 것"이라며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한 정부 당국은 음모론에 시달리고 정부를 믿지 못하는 대중들의 분노 폭발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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