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가 인간 뇌를 만든다?.."뇌 세포 유전자 발현에 관여"

2015. 1. 1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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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룬드대 연구팀,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의 유전자 발현 조절기능 규명
"뇌 질환 연구 때 유전자 외에 다른 유전물질도 살펴봐야"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바이러스가 인간 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뇌 질환의 치료연구에서 유전자 외에 다른 분야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3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뉴스 사이트인 ‘유레카알러트(EurekAlert)’에 따르면, 스웨덴 룬드대학의 요한 야콥슨 교수 연구팀은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가 뇌 세포 안의 특정 유전자 발현에 관여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게재했다.

레트로바이러스가 어느 유전자를 언제 발현시킬 지 조절해 인간 뇌의 복잡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뇌 신경세포(뉴런) 모식도. 위키미디어커먼스 제공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는 외부에서 감염된 게 아니라 선조로부터 물려받아 인간 유전체 안에 있는 바이러스를 뜻한다. 디옥시리보핵산(DNA)의 5%를 차지하는 이 바이러스는 그동안 기능이 없는 ‘정크 DNA’(쓰레기 DNA)로 여겨졌지만 실제로는 유전자 발현 조절기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이번에 제기된 것이다.

야콥슨 교수는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들이 뇌 세포에서 특별히 활성화하고 중요한 조절능력을 갖는 점을 관측할 수 있었다”며 “이 바이러스의 이러한 역할을 통해 뇌 세포가 왜 역동적이고 기능이 다면적인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선 뇌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적 요인에 대한 탐구영역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콥슨 교수는 “우리는 다양한 질병의 유전적 요인을 조사할 때 보통 유전자를 살펴보지만 이는 인간 게놈(유전체)의 2%만 차지한다”며 “지금까지 중요성을 몰랐던 유전 물질들도 앞으로 연구해야 할 이유를 얻었다”고 말했다. 우리가 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이미지가 더욱 복잡해지는 것이다.

이승현 (lees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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