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길냥이를 부탁해'에 캣맘들 반발..IT 역기능 논란

김관용 2014. 12. 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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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서울시와 다음카카오(035720)가 길가에 버려진 고양이를 보호하기 위한 명목으로 시작한 '길냥이를 부탁해' 서비스에 대해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있는 일명 '캣맘'들이 반발하고 있다. 길고양이의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지도서비스로 길고양이들이 포획자들에게 노출될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캣맘들이 여성인데다 주로 인적이 드문 밤과 새벽 시간을 이용해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기 때문에 캣맘들의 신변까지도 위험해 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좋은 의도로 시작된 정보기술(IT) 서비스가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와 다음카카오는 지난 3일 캣맘과 시민들의 참여로 함께 만들어가는 길고양이 정보 커뮤니티 서비스인 길냥이를 부탁해를 새롭게 선보였다. 지도서비스가 핵심인데, 지도에는 길고양이 보호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정보들이 표시된다. 지역별 길고양 병원과 쉼터 등이 대표적이다. 길고양이의 위치 정보까지 지도상에 표시되는데 이에 대해 캣맘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반 시민들도 어려움에 처한 길고양이를 마주쳤을 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길냥이를 부탁해 게시판에 공유하면 해당 지역 캣맘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길고양이의 위치정보가 그대로 드러나는 셈이다.

길냥이를 부탁해 커뮤니티 웹 서비스 이용 예시. 다음카카오 제공.

이에 따라 회원수가 39만명 이상인 네이버(035420) 카페 커뮤니티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회원들은 "서울시가 길냥이 살생지도를 강행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회원은 "불법포획자들한테 길냥이들 잡아가라고 위치를 알려주는건데, 이걸 강행하다니 정말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길냥이를 부탁해 서비스는) 길고양이들을 죽이는 프로젝트"라면서 "예전에 서명운동을 통해 보류된 걸로 알고 있었는데 정식 시행됐다"고 전했다.

회원수 3만5000여명의 페이스북 커뮤니티 '길고양이친구들'의 한 회원은 "관절염 등에 좋다는 근거없는 낭설로 고양이탕(나비탕)을 먹는 사람들이 있고, 이에 따라 고양이는 불법포획되고 있다"면서 "길고양이 돌보는 사람들은 폭력을 넘어서 생명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다음 아고라에서는 반대서명 운동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10월 30일 저녁 서울시 동물보호과와 다음카카오는 '길냥이를 부탁해 운영방안 시민의견 수렴회의'를 열고 캣맘들의 의견을 청취한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시내 길고양이 개체수 등 서식 정보가 부족해 정확한 길고양이 현황 파악으로 효율적인 길고양이 정책 수립에 활용하기 위해 지도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길냥이를 부탁해 커뮤니티 모바일 서비스 이용 예시 모습. 다음카카오 제공.

서울시 관계자는 "지도상에 표시되는 수준을 지번까지가 아니라 동 단위까지만 공개하기 때문에 일부 캣맘들이 걱정하는 우려는 현실화 될 가능성이 낮다"면서 "길냥이를 부탁해 서비스는 길고양이 보호를 위해 시민 누구나가 자유롭게 정보를 올리고 공유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길냥이를 부탁해 커뮤니티에는 위험에 처한 길냥이를 발견했을때 대처 방법을 안내하고 불법 포획 현장을 목격했을 때 신고할 수 있는 불법포획 신고 게시판 공간도 마련돼 있다"면서 "불법 포획을 근절하고, 길냥이와 공존하는 건강한 지역 사회 조성과 발전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전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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