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들 보이지? 프리미엄급 전자책 단말기가 필요한 이유는

유진우 기자 2014. 11. 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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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새 휴대용 기기가 봇물처럼 쏟아진다. 태블릿에서 스마트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 와중에 아마존은 오로지 책 읽기만 가능한 전자책 전용 단말기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값 싸고 다양한 태블릿이 수두룩한데 전자책 전용 단말기가 굳이 왜 필요할까.

아마존은 7년 전부터 전자책 전용 단말기 '킨들(Kindle)' 10종을 만들어 왔을 뿐 아니라, 지난달 18일에는 가격이 199달러(약 21만원)나 하는 프리미엄급 전자책 단말기 킨들 '보이지(Voyage)'를 내놓았다.

킨들 보이지는 겉보기엔 이전 모델 '페이퍼화이트(Paperwhite)'와 별반 다르지 않다. 같은 6인치 화면에 종이와 잉크를 전자적으로 구현한 이잉크(e-ink) 기능을 담았다. 두께(7.6 mm)는 이전 제품보다 20% 정도 얇아졌고, 무게(180g) 역시 가벼운 마그네슘을 사용해 30g 정도 가벼워졌다.

킨들 보이지에 대한 리뷰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IT 전문지 와이어드는 '거의 단점이 보이지 않는다(Nearly flawless). 지금 당장 사라'며 10점 만점에 9점을 줬다.

전문 평가단들은 전자책 전용 단말기, 그것도 프리미엄 급이 필요한 첫째 이유로 1시간 이상 종이책을 읽는 느낌으로 독서가 가능한 단말기라는 점을 꼽는다. 현란한 디스플레이를 자랑하는 시중 태블릿은 다양한 색깔과 쨍한 화면을 자랑하는 대신 반사도가 높고, 색채 대비가 낮아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 반면 이잉크 기능을 사용한 단말기로 전자책을 읽으면 1시간 이상 화면을 봐도 눈이 피곤하지 않다.

킨들 보이지는 현란한 색채를 포기하는 대신 해상도를 높였다. 그 결과 전자책 단말기 화면은 종이책의 선명도에 더 가까워졌다. 보이지의 인치당 픽셀 수는 300ppi(인치당 픽셀 수)로, 212ppi였던 페이퍼화이트보다 훨씬 높다. 미국 IT전문지 더 버지(The Verge)는 "그동안 봤던 제품 가운데 최고의 이잉크 디스플레이"라며 "당신 책장에 있는 어떤 책보다도 선명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명도의 대가로 배터리 수명은 조금 줄었다. 아마존은 "페이퍼화이트는 한 번 충전으로 8주 동안 전원이 유지됐지만, 보이지는 6주간 지속된다"고 밝혔다.

오직 '읽기'만 가능하다는 점도 태블릿 기기 홍수 시대에 장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마존에서 산 전자책은 킨들이 아니더라도, 거의 모든 IT기기들에서 읽을 수 있다. 그런데 PC를 포함해 스마트폰·태블릿 등 여타 IT기기에서 읽기를 시도해보라. 이런 기기들은 문서 작성·인터넷 검색·음악 청취·소셜미디어 이용 등 다양한 작업을 모두 할 수 있는 범용기기(multi-function device)여서 독자를 산만하게 만들고, 독서를 방해한다.

킨들은 다기능이 아니라 읽기라는 하나의 목적에 최적화돼 있다. 기능이 하나밖에 없다는 점이 역설적으로 강점이 된다. '깊이 읽기(deep reading)'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킨들 보이지는 그동안 킨들의 단점으로 꼽혀왔던 문제도 해결했다. 이전 킨들 제품들은 반응속도가 아이패드 등 일반 태블릿보다 느리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화면 전체가 바뀌는(리프레시) 단점이 있었다.

아마존은 킨들 보이지에서 반응 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최대한 해결했다. IT전문매체 기즈모도는 "보이지는 읽기 외에도 필기나 하이라이팅 같은 보조적인 기능들을 다른 제품들보다 더 빠른 속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더넥스트웹은 "보이지는 다른 경쟁 제품보다 화면이 빨리 넘어가 글자가 겹치는 현상이 훨씬 덜하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킨들 보이지가 필요한 사용자는 누구일까. 킨들이 도요타(Toyota) 자동차라면 보이지는 렉서스(Lexus·도요타의 고급차 브랜드)라 극찬한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매일 밤 자기 전에 침대 맡에서 읽을 거리를 뒤적이는 사람에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업무용 이메일이나 불쑥 튀어나오는 페이스북 알림 없이 독서 그 자체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보이지가 적격이라는 뜻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보이지 가격 199달러가 부담스럽다고 느낀다면 더 저렴한 이전 모델 '페이퍼화이트'도 독서용으로 쓸만하다"고 말했다.

보이지는 현재 아마존 공식 사이트에서 와이파이 모델 기준 199달러에 팔리고 있다. 와이파이에 3G 연결까지 가능한 제품은 269달러(약 28만원)이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지금 주문하면 다음달 9일부터 배송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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