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디오 게이머, 진정 게임을 사랑하기는 하는가?

김형근 2010. 12. 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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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더이상 그들의 변명은 핑계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당장이라도 국내 사업이 정리된다고 해도 아무 변명 못할 것 같네요"

최근 국내에 비디오 게임 사업을 진행 중인 관련 업체의 사람들로부터 현재의 상황에 대해 물어보면 애써 대답을 피하거나 말을 돌리려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상황이 어렵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웃으며 이야기하던 과거의 작은 열정조차 이제는 보이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의 패키지 시장이 돌아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끝이 없는 어두운 터널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PS3용 탈옥툴이 공개되고 성황리에 판매되면서 관계자들은 그야말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현재 상황을 보면 일반적인 제품은 말할 것도 없이 소위 대작이라 불리우는 게임들조차 판매량은 형편없으며, 콘솔 기기 판매 대비 소프트웨어 판매량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퍼블리셔와 유통 업체들은 출하량을 최소단위까지 줄이고 있으며, 그마저도 해외 재판매라는 극단의 수단을 선택하지 않고는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렵다.

그나마 최근 출시됐던 'WWE 스맥다운 대 로우 2011'과 같은 일부 기대작들이 초도 판매분을 전량 판매하고 재판에 들어갔지만 그 역시 게임 시장을 대표할만큼 많은 수치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비디오 게이머, 그 중에서 마니아로 칭해지는 이들의 열정적인 모습은 해외 업체에서도 알아주고 있었으며 실제로 그 모습을 보고 국내에 직접 지사를 설치하며 진출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최근 그들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그 열정이 많이 비뚤어져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국내 콘솔 게임 업계에 있어 불법 복제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된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애초에 정식으로 게임 업체들이 진출한 상태가 아니었던 시절에서부터 즐겨오던 버릇들이 남아있어서 그랬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보여지는 모습들은 단순히 소수의 만용이라고 보아 넘기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요즘에는 신작 게임이 출시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하면 어디가 더 빨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 보다 "*** 게임 어디서 다운받아야 하나요?"라고 묻는 질문을 더 자주 접할 수 있으며 국내에 정식으로 나올 예정인 게임을 해외판으로 미리 다운받아 즐겨봤다는 사람들의 소감문도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통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PSP나 Xbox360의 해킹 방법을 가르쳐주는 사이트들에는 선구자들을 추종하는 광신도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으며, PS3의 탈옥에 사용되었다고 알려진 보드를 판매하던 일부 판매 사이트는 제품의 입고가 언제 이뤄지는지에 대한 질문에 몸살을 앓기도 했다.

PSP를 해킹해 '자신의 롬을 복사해 보관하려는' 경우 등 논란이 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위와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 중 '진짜 자기 롬을 복사해 활용하는 원래 목적에 부합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해킹 정보를 공유하는 홈페이지에서도 단순히 글줄 하나로 불법 사용에 대해 이야기할 뿐 불법 복제에 대한 방지 의지는 거의 없어보인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상당수의 업체들은 결국 국내 직접 서비스를 중단하고 철수했으며, 그렇지 않은 업체도 점차 서비스의 영역을 축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불법 복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화려한 수식어를 떼어내면 결국 한마디로 귀결된다. "비싸서 자신의 수준으로는 게임을 못 즐기니 불법이라도 써서 즐겨야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게임에 어떤 기술이 사용됐고 얼마나 많은 내용물이 담겨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만, 그 것에 대해 정당한 가격을 내고 즐기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이들에게 있어 게임에 매겨진 소비자 가격은 무조건 비싼 가격이며 더 내려가야 할 숫자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에게 비디오 게임의 정당한 가격이나 판매 정책에 대해 묻는다면 대다수는 제대로 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그것은 업체의 의무라며 말을 얼버무린다.

최근 대형 퍼블리셔들을 중심으로 업체 손실을 줄이고 불법 복제 사용자를 양성적인 사용자로 이끌기 위해 최소한의 온라인 이용료를 받는 대신 중고 사용자들을 고객으로 인정하는 온라인 패스 정책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들은 이에 대해서도 관심이 전혀 없다. 오히려 중고 구매자를 양산해 신품 구매자들만 바보가 될 것이라고 조롱하며 자신들의 불법 복제 사용을 정당화 하고자 하고 있다.

이런 일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 복제를 똑똑한 사람들만이 쓸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스스로 붙이는 마니아라는 보기 좋은 말이 과연 어울리는 것인지, 설마 이들이 국내 게임 발전을 저해하는 주범이 아닌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법적인 제도의 개선도 좋고 타이틀 판매 방식의 개선도 좋다. 그러나 어떤 해결책이 나와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별 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 너무도 자명하기에 결국 구매자인 게이머의 의식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다시 겨울이 다가오면서 연말 대작의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는는 키넥트와 무브를 출시하며 게이머 층 확대에 나섰으며 주요 퍼블리셔들도 기대작들을 다수 출시하며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기 위한 노력을 다시 펼칠 것이다.

이번 겨울이 지나고 비디오 게임 업계에 따뜻한 겨울로 기록될지, 아니면 더욱 추운 겨울로 기록될지는 게이머들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형근 기자 noarose@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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