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 온라인게임에 빠진 날

2009. 10. 27. 15: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게임세상

일본 피시(PC)방 컴퓨터엔 일본어 윈도와 별도로 한국어 윈도가 설치되어 있다. 이용자들은 부팅을 할 때 두 윈도 중 하나를 선택한다. 도쿄의 한 피시방 주인은 "요즘 한국 온라인게임을 찾는 이용자들이 많기 때문에 따로 한국어 윈도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리니지' '아이온' '씨나인'(C9) 등 한국 대표 온라인게임들이 대부분 설치돼 있다. '씨나인'은 일본에 정식 서비스되지 않지만 이 게임을 하기 위해 피시방을 찾는 손님이 많다고 한다. 일본에서 피시방은 주로 한국인들이 많은 신주쿠 주변에서 도쿄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한국 온라인게임은 게임포털과 피시방을 중심으로 일본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진 기지는 게임포털이다. 대부분 한국게임들은 포털을 통해 일본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다양한 게임을 한 번에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포털은 한국 온라인게임의 일본 진출에 큰 역할을 한다. '한게임재팬' '넥슨' '엠게임재팬'이 대표적이다. 한게임재팬은 일본서 가장 먼저 자리 잡은 한국형 포털이다.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3200만명의 회원과 14만7000명의 최고 동시접속자 수를 확보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사진)의 인기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캐주얼게임의 대중성을 살려 게임은 물론 관련 상품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800억원대의 현지매출을 기록하고, 올해는 1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엠게임도 10개의 게임을 포털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한국의 대작 온라인게임이 '게임 한류'를 만드는 결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 최근엔 일본에서 5만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한 아이온이 대표적이다. 동시접속자 3만명 이상이면 '대박'인 일본 시장에선 드문 기록이다. 피시방엔 아이온을 찾는 이들이 많아 전용 컴퓨터가 있을 정도다. '스타크래프트'가 한국 피시방을 먹여 살렸다면 일본에선 아이온이 그 역할에 도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에 이어 아이온을 연이어 성공시키면서 일본 온라인게임시장의 맹주로 등극했다. 아이온은 일본 비디오게임보다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주면서 단번에 일본 게이머의 눈을 사로잡았다.

현재 일본게임시장은 답보 상태다. 세계를 주물렀던 일본 비디오게임 성장률은 지난 3년간 10% 하락했다. 반면 일본 온라인게임시장은 20% 넘게 성장했다. 여기엔 한국 온라인게임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한국 온라인게임은 철저한 현지화와 개방적인 서비스, 여기에 화려한 그래픽을 보태 일본의 안방인 비디오게임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라그나로크' '붉은 보석' 등 1세대 인기게임이 일본으로 가는 길을 놓았다면, 아이온 등 2세대 게임이 게임포털과 피시방을 전파하며 일본에 한국게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도쿄/이덕규 <베타뉴스>(betanews.net) 기자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한겨레> [ 한겨레신문 구독| 한겨레21 구독]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