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사 '유럽 정벌' 시나리오 다시 쓴다

2009. 8. 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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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한국의 게임사들이 '탈아입구(脫亞入歐)'라는 고난이도의 '미션' 달성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다.

온라인게임으로 아시아 시장을 주도해온 한국 기업들이 이제 북미-일본에 이어 유럽 시장 진입을 위한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 게임 시장은 그간 콘솔게임과 PC 패키지 게임이 강세를 보여, 온라인게임의 시장성이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현지에서 성공한 한국 게임은 '메이플스토리' 정도가 꼽히며 '실크로드 온라인' '메틴2'등이 각각 터키와 독일 등 조그마한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온 정도다.

메이저 게임사들도 지사 설립, 직접 서비스를 통한 정공법보다 현지 게임사들을 통한 간접 유통에 치중해 왔다. '메이플 스토리' '실크로드 온라인' 등의 성공도 영어권 단일 서버에 유럽인들이 '알아서' 찾아와 이뤄진 것으로, 사전 준비에 의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

그러나 이제 한국 게임사들이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가장 먼저 현지에 지사를 설립하며 공을 들여온 엔씨는 '아이온' '길드워2' 등 유럽 시장 공략을 노려볼만한 대작 게임을 준비하며 '한 방'을 노리고 있다. 영국 런던에 설립한 현지 법인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지난해 단행, 현지 개발자들의 프로젝트를 중지시키고 이들 차기작에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다.

'아이온'의 유럽 시장 패키지 선판매 현황이 의외로 좋고 '길드워2'도 검증된 흥행작의 속편이기 때문에 기대감이 높다.

넥슨은 2009년 하반기 중 3번째 타이틀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로선 '마비노기'가 가장 유력한 상태다. 런던에 페이퍼 컴퍼니 형태로 지사를 설립한 후 한국 본사를 통해 원격 운영하고 있는 넥슨은 '메이플 스토리'에 이은 '컴뱃암즈'의 현지 흥행에 고무된 상태다.

넥슨 유럽사업을 총괄하는 김성진 디렉터는 GCO 2009 컨퍼런스를 통해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나 올해는 '컴뱃암즈'의 성공으로 60억원대의 연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3번째 게임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마비노기'를 비롯해 '카트라이더' 등의 예비후보 중에서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지 시장에 웹브라우징 게임이 강세를 보이는 만큼 해당 장르 게임이나 플래시 게임을 선보이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중국 시장 진출은 이들 양사에 비해 빨랐지만 미국, 유럽 시장 진출은 다소 뒤쳐진 NHN도 추격에 한창이다.

북미법인이 지난해 1천만불의 매출을 달성하며 예상보다 빨리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북미 서비스 '이지닷컴'에 유럽 이용자들의 유입이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유럽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NHN USA 윤정섭 대표는 "이지닷컴 등록 이용자 1천만명 중 200만명 가량이 유럽 시장에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정호 한게임 대표는 "불편을 감수하고 자국어가 아닌 영어로 게임을 즐기는 '착한' 유럽 이용자들을 위해 스페인어-독일어 서비스를 오픈했고 이어 포루투칼어와 이태리어 서비스도 추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NHN 이지닷컴의 다국어 서비스는 기존 영어 서비스를 기본으로 하고 이용자 옵션에 따라 유럽권역의 언어를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스페인어와 포루투칼 언어 서비스의 제공으로 북미-유럽은 물론 최근 부각되고 있는 남미 시장의 게이머들까지 유입할 수 있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윤정섭 대표는 "효율적인 서비스를 위해 유럽 지사 설립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주요 게임사들이 부쩍 유럽 시장에 '의욕'을 표하는 것은 물론 시장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1천억불에 달하는 세계 게임시장 규모에서 온라인게임은 8.4%의 비중을 차지하나 매년 27.3%의 성장율을 기록할 만큼 그 신장세는 현격하다.

전세계 인터넷 인구 성장율은 연평균 24%이나 유럽은 이를 크게 상회하는 49%에 달한다. 콘솔게임이 주종이나 북미-일본에 비해 PC 패키지 게임 이용율이 높은 점은 PC 온라인게임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GCO 2009 NHN 컨퍼런스에 참석한 독일게임개발자협회 말트 베흐만 사무총장은 "경제 위기로 인해 이용자들의 주머니가 넉넉치 않아졌고 현지 개발자들이 대형 콘솔게임을 제작할 여유가 사라지고 있는 점도 온라인게임 시장 성장에 더욱 도움이 되는 요인이다"고 전했다.

이들 메이저 게임사 외에도 현지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조이맥스의 '실크로드 온라인'은 터키, 이미르엔터테인먼트의 '메틴2'는 독일에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능가하는 인기작으로 꼽힌다.

조이맥스는 이에 고무돼 영어로 제공되는 '실크로드 온라인' 글로벌 서비스에 터키언어 버전을 추가하는 '특별대우'를 하고 있다. 엔도어즈도 유럽 법인 설립을 통해 '아틀란티카'의 현지 직접 서비스를 타진하고 있다.

물론 현지 시장에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변화하는 상황이 온라인게임 성장에 우호적이지만 유럽 이용자들의 취향은 북미-일본보다도 더 한국게임에 이질적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콘텐츠의 현지화는 기본이며 제작단계에서의 사전기획을 통해 현지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두어야 하나 현재의 시장성으로는 그러한 시도를 하기 쉽지 않다.

휴대폰, 신용카드, 상품권 등 각종 결제수단이 활성화 되어 있지만 유럽 시장은 그렇지 못하며 개인정보 수집이 전제되는 이용자 데이터 베이스 구축도 어렵다.

유럽 시장 정벌은 게임 한류가 세계시장의 주류로 발돋움 하기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할,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라이프치히(독일)=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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