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소리 나는 심의수수료 인상에 게임업계 '부글부글'

2009. 1. 2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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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노컷뉴스 지봉철 기자]

"도대체 한 게 뭐 있다고 수수료를 1000%가 넘게 인상하는지 알 수가 없네요. 경제위기에 게임사들은 죽어나자빠져도 자기들은 부른 배 두드리겠다는 놀부 심보죠."

지난해 10여개 가량의 게임을 서비스한 A사 사장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의 심의수수료 인상안보다 일방통행식 정책 밀어붙이기에 더욱 화가 났다.

A사 사장은 "몇 분간 잠깐 설명해주고, 1년 6개월 동안 아무 말이 없다가 갑자기 수수료를 현실화한다고 13만원을 135만원으로 1000%나 인상했다. 무시할 수 없는 심의기관이 심의를 무기로 돈을 내놓으라는 이야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그는 올해 내야할 수수료만 어림잡아 7천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악' 소리가 날만하다. 심의수수료 인상에 대한 게임업계의 불만이 거세다.

특히 올들어 '감원 태풍'이다 '선제적 구조조정'이다 해 게임업계도 허리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게임위가 게임심의에 부과되는 수수료를 1000% 인상하겠다고 발표하자 게임업체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분노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 게임위, 충분한 검증 거쳐 수수료 인상 진행 vs 게임계, 일방적 밀어붙이기

게임위가 지난해 12월 입법 예고한 심의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롤플레잉게임(RPG) 심의 수수료는 13만원에서 135만원으로 10배 이상 인상된다.

서든어택 등 1인칭슈팅(FPS)게임 등은 13만원에서 90만원으로 오른다. 휴대전화용 모바일 게임 심의수수료도 3만원에서 4만 5000~31만 5000원까지 뛴다. 게임위는 인상된 수수료로 전체 예산 64억5천300만원 중 11억3천5백만원을 충당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해엔 심의수수료 수입으로 5억2천만원을 벌었다.

이에 게임위 정책심의지원팀의 전창준 과장은 "등급 수수료를 국가 규제 비용이라 판단할 수 없으며 게임업계의 청소년 보호를 위한 사회적 책임 비용"이라며 "심의 수수료 개정은 2년 전부터 충분히 검증을 거쳐 진행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게임계의 생각은 다르다. 특히 게임업체들이 심의수수료 인상에 대해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한 번의 심의로 모든 게 해결되는 영화와 달리 게임은 패치심의 규정에 따라 5~6차례의 심의를 받도록 명문화돼 있기 때문이다.

게임위가 등급재분류를 결정할 경우 등급분류를 다시 받아야 하는 것. 등급재분류 기준대로라면 클로즈베타테스트, 오픈베타테스트, 공개서비스, 기타 업데이트 등 기본적으로 4차례는 등급재분류를 다시 받아야 한다.

게임당 1천만원정도의 수수료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웹보드게임, 온라인게임, 플래쉬게임, 모바일게임 등 장르별로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포털의 경우, 연간 심의비용이 자칫하면 수억원에 이를 수도 있다. 게임위와 게임업체간에 분쟁이 전면전으로 비화되는 이유다.

더욱이 게임위가 게임 콘텐츠의 내용을 규제하는 심의기관이라는 우월적 지위에서 일방적으로 심의수수료 인상을 밀어붙이는 모양새라 업계의 거센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 게임계에 이해·동의 구하려는 노력 없어… 문화부도 비난의 화살

게임위의 우월의식과 불만은 많지만 괜히 나섰다간 '괘씸죄'나 '표적 조사' 같은 이유로 당할 수 있다는 게임업계의 피해의식이 충돌하는 형태다.

따라서 결론이 어떻게 나더라도 이번 심의수수료 인상으로 양측 정서가 삐걱대기 시작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팔짱만 끼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에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사기가 떨어지고 규제에 지친 업계의 볼멘소리가 나올 때마다 게임사들의 불만을 잠재운다며 게임산업 진흥 정책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립 서비스'였다는 사실만 계속해서 재확인시켜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게임산업의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산업 진흥 및 지원책을 밝힌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안을 발표하는 지 모르겠다"며 "심의수수료가 아까운 게 아니라 직접 이해당사자가 될 게임업체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었다는 게 더 불쾌하다"고 볼멘소리를 했다.janus@daily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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