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넥슨 대표 '위기 경영' 선언

2012. 11. 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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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이 다윗의 돌팔매질에 위기의식을 느꼈다. 게임 업계 독보적 1위 기업 넥슨 이야기다. 매출 1조5000억원에 40%라는 경이적 영업이익률을 내는 초우량 기업도 스마트폰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다시 긴장의 끈을 팽팽하게 조인다.서민 넥슨 대표는 최근 전 직원이 모인 사내 행사에서 "대내외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넥슨도 위기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게임의 위기 국면에서 선두 기업 넥슨도 예외가 아니라는 의미다. 서 대표는 "산업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면서 예측 가능한 부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바라봤다.

서 대표는 넥슨이 모바일 게임 전환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그는 "모바일로 전환이 이미 늦지 않았나는 생각마저 든다"며 "신발끈을 다시 고쳐 매는 심정으로 달리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서 대표가 위기를 강조한 것은 스마트폰 게임 급성장 때문이다.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의 대박 행진은 게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지만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넥슨의 존재감은 아직 약하다. 넥슨은 올해 초 넥슨모바일을 흡수합병하면서 한 차례 모바일 게임 사업 부문을 정리했다. `카트라이더` `버블파이터` 등을 스마트폰 게임으로 내놨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외국 게임은 넥슨 텃밭인 내수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3`로 여름 시즌을 주도했다. 라이엇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는 PC방 점유율 1위 장기집권에 돌입했다. 넥슨의 신작 흥행 가뭄은 길어졌다. PC방 순위에서도 `서든어택`을 제외하면 10위권에 단 한 개의 게임도 올려놓지 못했다.

흥행 부진은 실적 정체와 기업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넥슨 3분기 매출은 3473억원이다. 최성수기인 여름방학 기간이었지만 매출은 1년 동안 제자리걸음이다. 중국 시장을 제외한 한국, 일본, 북미 매출은 모두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 거래소에 상장한 넥슨의 주가는 22일 기준 867엔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공모가였던 1300엔에 66% 수준이다. 연중 최고가인 1693엔과 비교하면 절반을 밑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작 온라인 게임의 시대가 끝났다"며 시장을 포화상태라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모바일이 선두기업의 위기를 부채질했다고 바라봤다. 서민 넥슨 대표는 국내외 변화에 대한 `대응력`과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게임 집중 투자 의지를 밝혔다. 서 대표는 이제 서른에 접어든 조동현 신사업본부장에게 스마트폰 게임을 맡겼다. 조 본부장은 메이플 해외 부문, 마비노기 개발실장, 신사업 부본부장을 역임했다.

내부 콘텐츠를 스마트폰 게임으로 옮기는 소극적 사업에서 외부 개발사의 모바일 게임을 가져오는 적극적 퍼블리싱 사업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메이플스토리2` 등 신작 게임 개발도 재검토에 들어갔다. 넥슨 측은 "서민 대표가 넥슨 행사에서 위기와 다시 뛰자는 것을 강조한 것은 대내외 환경 변화를 모두 고려해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넥슨 3분기 실적 추이

자료: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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