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찾는 팬택.. 인도·중국 업체가 인수하나

백강녕 기자 2014. 9. 2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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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공고.. 인수의향서 접수시작] 팬택 보유 특허 4886건 달해.. 인도 마이크로맥스 관심 보여 4월엔 지분투자의사 밝히기도.. 중국 화웨이·샤오미도 거론 첨단 기술 해외 유출 우려에도 LG·SK 등 국내기업은 부정적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스마트폰 제조업체 팬택이 매각 공고를 내고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팬택은 24일 회사 M&A(인수합병) 공고를 내고 인수의향서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의사가 있는 기업은 다음 달 7일 오후 3시까지 매각 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해야 한다.

◇팬택 새 주인 찾기 나서

국내 3위 스마트폰 업체인 팬택은 지문 인식, 동작 인식 등 첨단 기능을 장착한 스마트폰을 내놓아 주목받은 기술 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4886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시장에서 삼성전자·애플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 자금난을 겪다가 지난달 19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팬택의 법정관리를 개시하면서 "현 재무상태나 영업상황 등을 감안해 M&A를 조속히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채권단 실사(實査) 결과 팬택은 기업을 계속 유지하는 가치가 3824억원으로 회사를 청산하는 가치(1895억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 예상 금액은 청산가치보다 높은 선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매각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으로 외부 자본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인도·중국 기업 관심 보일 듯

현재까지 팬택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기업은 없다. 업계는 인도·중국 업체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팬택이 보유한 스마트폰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우선 삼성전자와 인도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인도 마이크로맥스가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회사는 올 2분기 인도 휴대전화 시장에서 중저가폰을 앞세워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16.6%)를 차지한 신흥 강자다. 기술력은 아직 삼성보다 뒤지지만 팬택을 인수하면 격차를 단숨에 좁힐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마이크로맥스는 지난 4월 팬택에 지분 투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업체도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팬택은 작년 화웨이와 투자 및 인수합병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중국 1위 스마트폰 업체로 뛰어오른 샤오미는 주력 제품이 3G(3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이어서 첨단 LTE(4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보유한 팬택 인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첨단 기술 해외 유출 우려도

팬택이 외국에 팔릴 경우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가 인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국내 주요 기업들은 팬택 인수에 부정적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삼성전자는 "팬택을 합병하면 독점 논란이 커질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LG전자는 사업 영역이 겹치는 회사를 굳이 인수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스마트폰 회사 외에 계열사 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고 인수 여력이 충분한 곳으로는 SK그룹이 거론된다. SK그룹은 과거 휴대폰 제조 자회사를 팬택에 매각했던 적이 있다. 팬택을 인수할 경우 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 부품으로 스마트폰을 만들어 계열 통신사인 SK텔레콤이 판매하는 구도가 가능하다.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벌이고 있어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

하지만 SK 관계자는 "팬택을 인수할 경우 삼성전자·애플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삼성과 애플을 제외하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익을 내는 업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팬택 측은 "공개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 대비해 독자 생존 방안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팬택은 스마트폰 기술력을 발판 삼아 IoT(사물인터넷), 웨어러블(착용형) 스마트 기기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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