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팬' 어디 가겠나..물량 못대도 느긋한 삼성

임미진 입력 2016. 8. 23. 00:04 수정 2016. 8. 2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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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가뭄에 경쟁자 없는데다애플 신제품 출시도 두 달 남아손님들 몰려 대리점은 아우성

#직장인 박모(41)씨는 요즘 초조하다. 18일 이통통신사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사전 예약 주문을 했는데 통 소식이 없어서다. 주문 당시 발송된 확인 문자엔 언제까지 개통해주겠다는 약속이 없었다.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된 사이트에 접속해봤지만 배송 예상 날짜는 물론 ‘상품 준비 중’이라거나 ‘배송 중’이라는 현황 설명조차 없었다. 박씨는 “잘 팔린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100만원이 다 돼가는 제품을 사면서 이렇게 막연히 기다려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며 “삼성전자가 애프터서비스(AS) 등이 까다롭고 콧대 높다고 알려진 애플과 비슷한 전략을 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우리도 답답해 죽겠어요.” 서울 이태원동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노트7 구매 문의를 하자 직원은 하소연부터 했다. “사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물량이 내일 들어올지 다음주에 들어올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 직원은 “일부러 물량을 조금씩 푸는 것 같다”는 ‘의도적 품귀설’까지 제기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대대적 마케팅을 한 삼성전자가 일부러 공급을 줄인다는 건 근거없는 억측”이라면서도 “오랜 만에 시장에 활기가 도는데 매출로 이어지지 않아 대리점주들의 불만이 팽배하긴 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9일(현지시간) 싱가포르의 한 대리점에서 갤럭시노트7을 사기 위해 줄을 선 고객들. [사진 삼성전자]
출시 초반 인기로 갤럭시노트7의 품귀 현상이 이어지자 소비자와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불만이 쏟아지지만 정작 삼성전자 측은 느긋한 분위기다. 노트7의 인기나 삼성전자의 여유는 모두 스마트폰 시장의 현재 경쟁 구도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쟁작 없는 최근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노트7 신드롬’을 낳았단 얘기다.
노트7은 신제품 가뭄에 시달리던 프리미엄 시장에서 단비 역할을 했다. 애플은 최근 2년 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다. LG전자 등 경쟁 회사도 부진했다. 삼성전자의 전작 갤럭시S7이 “혁신보다 완성도에 주력했다”는 자체 평가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3000만대 가까운 판매고를 올린 데는 이런 상황이 한 몫 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2~3년 사이 스마트폰 시장에선 엣지형 디스플레이(휘는 화면) 외엔 눈에 띄는 신기술이 등장하지 않았었다”며 “새로운 기능에 목마른 소비자들에게 홍채 인식 같은 기능이 크게 어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노트7 공개 행사에 참석한 현지 기자·바이어들. 삼성전자 측은 “해외에서도 이달 말까지 노트7 물량을 대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진 삼성전자]
공급이 달리는 삼성전자가 수급을 맞추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지 않는 것도 ‘경쟁 실종 상황’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통신사 대리점에서 개통 문의가 이어지는데도 “언제까지는 물량을 대겠다”고 약속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 사려는 고객은 구매 시점이 조금 미뤄지더라도 노트7을 살 걸로 보고 있다”며 “최대한 공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무리한 약속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테크1팀장은 “소비자로서는 다른 옵션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로는 다음달 출시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7에 큰 혁신이 기대되지 않아 노트7에 더 수요가 몰린 것 같다”며 “아이폰7이 2차 출시국까지 풀리려면 아직 2개월 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점도 노트7에는 호재”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달 출시되는 아이폰7과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에 대한 정보가 조금씩 공개되고 있다. 일본 닛케이는 22일 “애플이 최근의 매출 감소로 아이폰7의 라인업을 3가지 모델에서 2가지 모델로 줄일 걸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이폰7 외의 추가 모델로 아이폰7플러스와 아이폰7프로 중 하나만 내놓을 거란 예측이다. 또 기존의 색상에 푸른 빛이 감도는 ‘블루’ 모델이 더해져 노트7의 ‘블루코랄’ 모델과 경쟁을 벌일 거란 게 폰아레나 등 외신의 추측이다.

LG전자는 같은 날 스탠드 마이크에 V20을 올려놓은 티저(예고) 광고를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V20가 덴마크 오디오 업체 뱅앤올룹슨과 제휴해 오디오 기능을 강화한 걸로 알려져 있다”며 “카메라·오디오 기능에 특화된 V10의 강점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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