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요즘세대 삶의 방식? 앱 제너레이션의 그늘

조선에듀 2016. 6. 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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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성적을 떨어뜨릴까? 홍세희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그렇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의존이 심한 학생의 국어 성취도는 35점 만점에 15.67점으로 의존도가 보통이거나 낮은 학생(16.7점)보다 1.03점 낮았다. 일본 문부과학성 국립교육정책연구소가 2014년에 실시한 연구에서도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낮은 학생일수록 성적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

스마트폰의 활용과 성적의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분석한 연구는 아직 없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교육학 석학인 하워드 가드너는 단순한 성적 논란보다 스마트폰에 대한 더욱 깊은 비판점을 제시한다. 스마트폰의 활용이 학생들의 생각 방식조차 바꿔 놓았다는 것이다. 하워드 가드너의 저서 ‘앱 제너레이션’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하버드 교육학 교수인 하워드 가드너는 학생들을 오랜 기간 가르치며 학생들의 의식이 바뀌는 것을 느꼈다. 특히 기술이 바뀌면서 세대가 나뉘었다. 과거에는 ‘베트남 전쟁’이나 ‘소련 붕괴’ 등의 정치적 이슈에 따라 세대가 나뉘었다면 이제는 기술로 세대가 나누어진다.

저자는 스마트폰 혁명이 사람들의 생각 구조마저 바꾸었다고 지적한다. 지금 세대의 학생들은 모든 것을 ‘앱’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앱 제너레이션’이다.

앱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틀 바깥에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앱에서는 약속대로 데이터를 넣으면 문제가 간단하게 해결된다. 하지만 앱이 미리 정해놓은 알고리즘에서 벗어난 일은 절대로 할 수 없다.

모르는 장소를 찾는 일을 상상해보자. 과거에는 지도를 통해 찾아볼 수 있었다. 혹은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무작정 헤맬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지도 앱을 통해 장소에 도달할 수 있다. 편하다. 하지만 앱 덕분에 ‘모르는 장소를 찾는 능력’을 키울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이런 앱 적인 사고방식은 다른 부분에서도 영향을 준다. 이제 학생들은 자신이 A를 받을 방법을 스스로 찾지 않는다고 가드너는 주장한다. 대신 교수들이 A를 맞을 방법을 모두 알려주고, 자신은 이를 수동적으로 따르기만 하면 A를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학교라는 하버드 대학교 교수 가드너의 경험이다.

가드너 교수는 앱 제너레이션에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한다. 그들은 똑똑하다. 빠르다. 정보 검색량도 많다. 많은 정보를 보기에 기술적으로 뛰어난 작품을 잘 만든다. 다만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앱 적인 사고방식은 방해가 된다. 가끔은 온라인과의 연결을 끊고 아날로그적인 경험을 느껴야 한다.

타지리 사토시는 곤충 수집을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들판과 호수와 숲을 탐험하며 곤충을 모았다. 이 경험을 살려 게임으로 구현한 것이 세계 최고의 히트 게임 시리즈인 ‘포켓몬스터’였다. 디지털 가상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실 세계에서의 경험이 필요했다.

기술 발전이 거꾸로 갈 수는 없다. 좋든 싫든 우리는 앱 속에 파묻혀서 일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곳에서 살아남는 법은 앱을 창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에게는 현실 세계에서의 아날로그적 시간이 필요하다. 가드너가 앱 제너레이션에 보내는 경고를 곱씹어봐야 할 이유다.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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