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신화..'대륙의 실수' 샤오미의 진짜 실수?

김대웅 입력 2016. 5. 2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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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쥔 샤오미 회장(사진=바이두).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대륙의 실수’, ‘혁신의 대명사’ 등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승승장구하던 샤오미(小米)가 위기를 맞고 있다. 주력이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 심화로 점유율이 추락하고 있을 뿐 아니라, 문어발식 사업 확장 역시 핵심기술 부재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 야심작 ‘미 드론’ 공개했지만..시장 반응은 ‘갸우뚱’

샤오미는 최근 야심작인 ‘미 드론(Mi Drone)’을 공개했지만 아직까지 과거 신제품 출시 때와 같은 폭발적인 반응은 얻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도 파격적인 가격으로 드론 신제품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술력에 있어 경쟁사에 비해 뒤쳐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샤오미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미 드론은 개발에만 2년이 걸렸다. 미 드론은 4개의 프로펠러로 운행하며 별도 촬영기가 달려 있어 고화질 촬영을 할 수 있다. 특히 가격이 기존 경쟁사 제품 대비 파격적이라고 샤오미 측은 강조했다. 4K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 가격은 2999위안(약 54만원)이고 1080P 카메라를 장착한 모델은 2499위안(45만원)이다. 경쟁사인 DJI의 팬텀3 프로페셔널은 6499위안이고 팬텀4는 8999위안이다.

최근 샤오미가 출시한 미드론.
하지만 가격 외에 이렇다 할 장점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샤오미는 레이쥔(雷軍) 회장이 미 드론을 소개하는 영상을 전 세계로 송출했지만, 이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제품 스펙 뿐이었고 실제 시연 장면을 볼 수 없었다.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제품이 출시된 후에야 미 드론의 진정한 경쟁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드론이 정교한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첨단기술의 집약체이기 때문에 스펙만으로는 검증이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애플 아이폰 등 인기 제품을 따라하는 이른바 ‘미투 전략’을 구사해 온 탓에 핵심기술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샤오미는 드론 관련 특허 20여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분야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평가받기도 하지만 경쟁사인 DJI는 이미 5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며 앞서나가고 있다. 중국 드론 시장은 향후 10년간 1000억위안이 넘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미 수많은 업체들이 뛰어들어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 주력 스마트폰 성장 둔화..“따라하기에 몰두한 결과”

지금의 샤오미를 있게 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급격히 꺾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샤오미는 올해 1분기 3위로 추락했다. 샤오미는 올 1분기 스마트폰 판매대수가 1280만대에 그쳐 전년동기 대비 8.6% 감소했다. 1, 2위를 차지한 화웨이와 오포가 각각 48.2%, 67.1% 고성장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실적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샤오미의 지난해 매출액은 780억위안(약 125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하는데 그쳤다. 달러 환산 증가율은 3%에 머물렀다. 이는 2014년 135%라는 고성장에 비해 크게 부진한 결과다. 판매량은 7100만대에 불과해 레이쥔 회장이 제시한 판매목표 1억대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출시된 샤오미노트는 단말기에서 쉽게 열이 나는 현상이 빚어지면서 판매가 저조했다.

이렇다 보니 그간 미투 전략을 통해 성장해 온 거품이 이제 꺼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보유한 기술과 인재가 경쟁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중국 IT업계 관계자는 “복잡다양한 IT제품에서 핵심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데 샤오미는 이 부분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눈앞의 흥행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워야 장수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웅 (daxi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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