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왓슨' 한국어 공부중.. 내년 한국시장 진출

정철환 기자 2016. 5. 10.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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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SK C&C와 손잡고 서비스.. 컴퓨터도 판교에 갖다놓기로 '알파고'와 달리 언어능력에 초점, 소비자 응대·상담 등에 특화 환자 진단할 때 의사 보조.. 투자 상담 등은 이미 상용화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원하는 답을 척척 내놓는 첨단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서비스들이 이르면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가능해진다. 인공지능 수퍼컴퓨터 '왓슨(Watson)' 기술을 보유한 미국 IBM과 국내 IT(정보기술) 서비스 업체 SK C&C가 손잡고 내년 초부터 한국어로 된 왓슨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9일 발표했다. IBM은 왓슨 기술을 제공하고, SK C&C는 여기에 한국어를 탑재해 국내 기업과 공공 기관 등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인 '인공지능 혁명'이 상륙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쇼핑몰·은행·병원에서 인공지능 만난다

왓슨은 구글의 '알파고(AlphaGo)'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지닌 인공지능이다. 입력받은 수많은 데이터에서 공통점이나 규칙을 찾아, 스스로 분류해 학습하는 '딥러닝(Deep-Learning)' 기술에 바탕했다. 알파고가 바둑 같은 게임을 잘하도록 설계된 것과 달리, 왓슨은 사람의 말과 글을 이해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바탕으로 인터넷상의 문서와 동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분석해 지식을 쌓는다. 알파고가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리했듯, 왓슨은 지난 2011년 미국의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서 인간 챔피언을 꺾어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구글은 알파고의 능력을 어떻게 사업화할지 연구 중이지만, IBM은 이미 2014년부터 왓슨을 기업과 공공 서비스에 적용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왓슨을 이용하면 소비자 응대나 전문적 상담 등 의사소통과 자료 분석 능력이 필수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해외에선 이미 다양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뉴욕의 메모리얼슬론케터링 병원에서는 왓슨이 환자의 증상과 검사 결과를 분석해 가능한 병명을 추려내 주는 방식으로 의사의 환자 진단을 도와준다. 경험 부족이나 실수로 인한 의사의 오진 가능성을 줄여주는 것이다.

뉴질랜드의 ANZ은행, 캐나다 로열은행, 스페인 카이샤뱅크 등은 왓슨을 이용한 고객 투자 상담 서비스를 한다. 고객의 투자 성향과 최근 금융 상품, 시장 동향 등 다양한 정보를 사람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 대안을 제시해준다.

일본에서는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왓슨의 능력을 활용한 도우미 로봇 '페퍼'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람처럼 손님의 말귀를 알아듣고 상품의 특징을 설명해 주거나, 고객이 찾는 물건의 위치를 알려주고, 카페에서 주문을 받기도 한다. 한국IBM 제프리 로다 사장은 "한국은 이미 사회 곳곳에 IT가 파고들어가 있어 왓슨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기 매우 좋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판교에 복제한 '왓슨' 두기로

IBM과 SK C&C는 왓슨의 한국 진출을 위해 미국 뉴욕에 있는 왓슨 수퍼컴퓨터의 기능을 복사, 경기도 판교에 있는 '왓슨 클라우드 센터'에 옮겨 놓을 예정이다. 또 기업과 공공 기관의 IT 개발자들과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창업자들이 왓슨의 기능을 자유롭게 이용해 볼 수 있도록 왓슨에 접속할 수 있는 통로(API)를 만들어 공개하기로 했다. 왓슨의 기능을 인터넷으로 접속해 쓰는, 이른바 '클라우드(cloud)' 방식이다. IBM 관계자는 "간단한 이용은 무료지만 이용량이 많아지면 일정 비용을 내야 한다"고 했다. 사용 정도에 따라 요금을 받겠다는 것이다.

두 회사는 우선 왓슨의 한국어 습득에 힘을 쏟기로 했다. SK C&C 이기열 전무는 "아무리 똑똑한 인공지능도 말이 안 통하면 편리함을 느끼기 어렵다"면서 "왓슨이 내년 초까지 기업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수준 높은 한국어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당면 목표"라고 했다. 왓슨은 현재 영어와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일본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C&C는 금융권, 유통업체, 의료기관, 정부 등 다양한 국내 기관에서 왓슨 인공지능을 적용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인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11번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고객 상담 서비스 등에서 우선적으로 왓슨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만나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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