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에도 빛난 인간 '이세돌', AI는 못 따라갈 품격
[뉴스데스크]
◀ 앵커 ▶
이세돌 9단이 3패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습니다만 사실 이 9단은 보이지 않는 컴퓨터 1,200여 대와 싸운 겁니다.
패배는 했지만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앞으로의 희망을 말하는 이 9단.
기계는 가질 수 없는 고수의 품격을 보여줬습니다.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대국이 거듭될수록 이세돌 9단의 표정엔 웃음기가 사라졌습니다.
오늘은 결코 물러설 순 없다는 듯한 강렬한 눈빛은 비장하기까지 했습니다.
[김지명/바둑캐스터]
"눈매 날카롭게 안 하는데, 오늘은 정말 비장함이 느껴집니다."
경기 종반. 뭔가를 직감한 듯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집니다.
주변에선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이현욱/8단/해설가]
"아, 이 9단 표정 보셨잖아요. 저는 저 마음을 알아요. '내가 이렇게까지 둬야 하나….'"
처음엔 보이지 않는 상대가 낯설었는지, 마주한 대리인을 부질없이 훔쳐보기도 했습니다.
컴퓨터 1200여 대를 연결한 알파고의 막강함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한 수 한 수 착수하는 그의 손끝은 때론 단호하기도, 때론 떨리기도 했습니다.
패배 후 혼자만의 복기는 고통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대국장 밖.
인류 대표 이전에 남편이자 아빠인 이세돌은 패배의 순간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변명도 없고 구차함도 없었습니다.
[이세돌/9단]
"이런 심한 압박감 부담감을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걸 이겨내기에는 제 능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바둑판에선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는 담담하게 수긍하는 자세.
그게, 이기는 기계엔 없는 고수의 품격입니다.
[이세돌/9단]
"앞으로의 바둑도 기대돼서 (대국에 참여한 것이)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김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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