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인공지능' 알파고에 또 항복..충격의 2연패(종합2보)

입력 2016. 3. 10. 17:48 수정 2016. 3. 1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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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초반 변칙수 연발..이세돌, 중반까지 백중세 유지 좌상중앙 대마 공격당하며 비세..1분 초읽기에도 끝내 무릎
<세기의 대국> 생각에 잠긴 이세돌 9단 (서울=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2국에서 이세돌 9단이 돌을 올려 둔 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구글 제공]
(AP =연합뉴스) 이세돌·알파고 제2국
<세기의 대국> '예측할 수 없는 승부'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2국이 열린 10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이세돌바둑연구소에서 바둑을 배우는 학생들이 TV중계를 보던 중 알파고의 변칙수에 승부예측이 어려워지자 깍지를 낀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있다. utzza@yna.co.kr

알파고, 초반 변칙수 연발…이세돌, 중반까지 백중세 유지

좌상중앙 대마 공격당하며 비세…1분 초읽기에도 끝내 무릎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김승욱 윤보람 기자 = 인간 대표로 나선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에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알파고는 이세돌을 상대로 파죽의 2연승을 거두며 새로운 '인공지능'의 세상이 다가왔음을 알렸다.

이세돌 9단은 1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2국에서 알파고에 211수 만에 백 불계패했다.

전날 알파고의 냉철함에 허를 찔린 이세돌 9단은 2국에서 전에 없던 신중함으로 무장해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끝내 구글이 자랑하는 '슈퍼컴퓨터' 1천200대의 엄청난 계산력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날 돌을 바꿔 흑으로 시작한 알파고는 3수째 소목을 두는 등 대국 초반 변칙 수를 연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세돌과 프로기사들을 더욱 놀라게 한 수는 13수째다.

알파고는 우하귀에서 정석을 늘어놓다 갑자기 손을 빼고 상변에 '중국식 포석'을 펼쳤다.

바둑 TV를 통해 해설한 김성룡 9단은 "어! 인간 바둑에서는 처음 보는 수"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세돌 9단도 당황한 듯 초반에 5분 가까이 장고를 하다 좌변을 갈라쳤다.

이어 알파고는 다시 우하귀로 돌아와 흑이 한 칸 벌린 곳을 들여다봤다.

이 수에 대해선 대다수 프로기사가 '악수'라고 지적했으나 일각에서는 "무슨 의미가 담긴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의구심도 품었다.

알파고는 37수로 우변 4선에서 백돌의 어깨를 짚었는데 프로 바둑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 수다.

의외의 수를 당한 이세돌 9단이 10분 가까이 장고하다 중앙으로 밀어 올리자 알파고는 한 수만 받은 뒤 이번에는 좌하귀로 방향을 틀었다.

좌하귀에는 알파고가 먼저 전투를 걸었지만, 이세돌이 하변을 타개하면서 좌변에도 집을 만들어 미세하게나마 앞선 채 중반으로 돌입했다.

특히 이세돌은 중반 치열한 힘겨루기를 하다 하변에서 집을 확보해 다소 앞섰다.

그러나 이후 알파고가 중앙 백 대마를 공격하자 갑자기 흔들리고 말았다.

알파고의 날카로운 맥점에 위기를 느낀 이세돌은 대마를 전부 살릴 가능성이 없자 좌상중앙의 다섯 점을 떼주고 우상귀 흑집을 도려냈다.

하지만 이 바꿔치기는 명백히 이세돌의 손해라는 게 프로기사들의 평가다.

바꿔치기에서 실패로 반상의 형세는 갑자기 알파고쪽으로 기울었다.

이세돌은 이후 마지막 1분 끝내기에 몰리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인공지능'은 좀처럼 허점을 드러내지 않았다.

알파고는 완벽한 끝내기로 대국을 마무리해 결국 항복을 받아냈다.

이번 패배로 이세돌 9단은 총 5차례 열리는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승리 없이 2패를 떠안았다.

대국은 마친 이세돌 9단은 "굉장히 놀란 것은 어제 충분히 놀랐고, 이제는 할 말이 없는 정도가 아닌가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내용상 정말 완패였다"며 "조금도 한순간도 앞섰다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담담하게 전했다.

또 이세돌은 "(알파고한테서) 특별히 이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어제는 이상한 점이 있지 않나 했는데, 오늘은 알파고가 완벽한 대국을 펼쳤다"고 완패를 인정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알파고가 대국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승산이 어떤지를 직접 추정한다"면서 "중반부 정도까지는 승률이 반반 정도로 대등한 경기라고 여겼던 것 같은데, 후반부에 돌입하면서 꽤 자신과 확신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이제 남은 세 판을 모두 이겨야 이번 대국의 승자가 된다.

하지만 그는 3국에 대해서도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잃었다.

남은 세 판에서 1패만 더해도 구글 딥마인드가 내건 상금 100만 달러는 날아간다.

제3국은 하루 쉬고 12일 오후 1시 열린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로 지구촌의 뜨거운 관심을 끈 이날 대국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유튜브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abbie@yna.co.kr, ksw08@yna.co.kr,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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