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학자 "구글이 내년 美대선 조작할 능력 있다" 주장

2015. 8. 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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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결과의 선거 좌우 가능성 "실제 실험서 입증"

검색결과의 선거 좌우 가능성 "실제 실험서 입증"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구글이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조작할만한 능력이 있고 그 결과를 좌우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검색 결과가 유권자의 지지 후보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치며, '비밀에 싸인'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에 의해 수백만명이 자신도 모르게 특정 후보를 선호하도록 유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CNN머니 등은 20일(현지시간) 미국행동·기술연구소(AIBR)의 심리학자 로버트 엡슈타인이 "미국 차기 대통령이 TV광고나 연설이 아니라 이젠 구글의 결정에 따라 선출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엡슈타인의 주장은 검색 결과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인도와 미국 등에서 4천500여 명을 대상으로 다섯 차례 한 실험 결과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이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도 게재됐다.

연구진은 지난해 인도 총선 때 어떤 후보를 찍을 것인지를 결정 못 한, 부동층 유권자 수천명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우선 참가자들을 무작위로 3개 그룹으로 나눈 뒤 3명의 후보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고 어느 후보를 신뢰하고 찍을 것인지를 물었다.

이후 인터넷으로 각자 주요 후보자 3명에 대한 정보를 검색토록 했다. 후보자 이름을 치면 각 30개의 검색결과가 떴다.

그러나 이 검색 결과는 연구진이 조작한 것이다. 검색 순위 상위 10개까지는 후보에게 긍정적 내용만 담고 있는 링크를 배치하고 하단에 중립적이거나 부정적 내용의 링크를 깔았다.

다만 세 번째 또는 네 번째 것은 부정적 내용의 링크를 한 개 배치, 믿을만한 검색결과로 보이게 했다.

10여 분 동안 이를 보게 한 뒤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 질문한 결과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검색정보를 본 그룹에선 그 후보 지지도가 9.1%∼26.5% 증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앞서 2012년 호주 총리 선거와 관련해서도 미국에서 유사한 실험을 해 미국 심리학회에서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그의 주장에 회의적인 사람들은 유권자들이 다양한 정보 소스들을 갖고 있게 마련이라며 검색엔진의 영향을 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조작 사실이 드러날 경우 엄청난 문제가 일어나기 때문에 주요 검색엔진 업체들이 그런 일을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엡슈타인은 그러나 이번에 인도 총선서 실험한 결과까지 포함된 논문을 PNAS에 게재하며, 자신이 제기한 '검색엔진조작효과'(SEME)의 타당성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역대 대선의 절반이 지지율 차가 7.6% 미만이었고, 2012년엔 3.9%에 불과해 구글 알고리즘 조작으로 나오는 검색결과가 선거에 영향력을 충분히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이런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엡슈타인은 구글 경영진이 마음만 먹으면 조작이 가능하며, 설령 경영진 자신은 그럴 (기술적) 능력과 생각이 없더라도 "실무자 중 누군가가 몰래 알고리즘을 만지작거릴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 '눈덩이 이론'과 '구글 댄스' 논란 = 검색결과가 대중의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정설로 돼 있으며, 조작 논란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검색 순위는 인기와 돈, 권력과 직결되는 상황이어서 검색업체의 사회적 영향력은 막강하다.

우리나라에선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조작이나 의제설정 기능의 부작용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지만 외국에서도 유사한 사례는 많다.

미국에선 구글 검색 결과로 일희일비하게 된다고 해서 '구글댄스'(Google Dance)라는 표현도 나왔다.

선거 때 민주당 성향 블로거들이 공화당과 조지 부시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기사를 구글 검색 결과의 상위 페이지에 등장하도록 해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킨 일과 관련 뉴욕타임스는 '구글 폭탄'에 공화당 후보들이 휘청거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도 있다.

전문가들은 인기가 조금이라도 높은 콘텐츠는 검색순위 상위에 오르고, 상위 콘텐츠는 노출도가 높아 검색 조회 수가 더 높아지는 이른바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가 있다고 설명한다.

또 검색 결과를 연구하면 업체의 알고리즘 세부 기준을 파악할 수 있고 결과 조작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구글은 그러한 '외부조작'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1년에 600여 차례나 알고리즘을 바꾸고 있다면서 악용을 우려, 세부 기준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엡슈타인 같은 전문가들은 바로 그 때문에 검색업체의 '내부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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