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포드의 '2021년 자율주행차 상용화' 선언

2016. 8. 24. 09: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 포드가 지난 8월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팔로알토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주요 내용은 2021년까지 자동차에서 핸들과 브레이크, 가속 페달을 없앤 완전 자율주행 상용차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차량을 차량 공유 서비스 회사인 우버와 리프트 등에 먼저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팔로알토 연구소 규모를 2배 늘리고 실리콘밸리 생태계의 일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일전에 GE의 혁신 사례를 쓰면서 GE가 2009년부터 실리콘밸리에 대규모 연구소를 마련하고 최고의 인재들을 모으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가치를 창출해 나갔던 것처럼 포드도 이곳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모든 자동차 회사들을 포함해 테슬라, 테슬라를 겨냥해 중국기업 러에코(LeECO)가 미국에 세운 페러데이 퓨처, 그리고 구글, 중국의 바이두도 자율 주행차 분야에 관심이 많고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심지어 애플도 이 시장에 뛰어드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포드는 중국 바이두와 손도 잡았다. 기술은 물론 시장도 잡겠다는 행보다.

포드사는 8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2021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를 시장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 Ford

자율 주행차? 아니 무슨 자동차에 핸들도 없고 브레이크도 없단 말인가. 그것도 2021년에 이런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2021년이면 10년도 채 남지 않았다. 미래가 아니라 바로 저 앞이다. 그만큼 많은 준비를 해 왔다는 거다.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지금이 미래다.’

이런 제품이 등장하면 정부 당국이 당황스러울지 모르겠다. 지금 법으로는 음주를 하고 운전을 하면 안된다. 자율 주행차가 나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차 가지고 왔지? 그럼 당연히 한 잔 할 거지”라고 묻고 “당연하지, 차도 가져왔는데 마셔보자고”라고 할 거다. 대리운전 없이. 술을 마시고 나서 자리에 앉아 스마트폰을 꺼내고 차를 주차장에서 부른다. 목적지를 입력해 놓으면 내 앞에 와서 문이 열리고 차에 타고 한숨 자면 목적지에 다 왔다고 깨울지도 모른다. 차에 탔으니 휴대폰으로 마구 통화하고 영화도 즐기면서 놀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은 밖이 다 보이는 창이지만 아예 안 보이게 할지도 모른다. 아니 자동차 안이 왜 보여야돼라며 프라이버시 이슈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줘야 하는 부모들은 환영할 거다. 아이를 차에 태워 목적지를 누르고 보내면 자동으로 차가 목적지를 향해 간다. 유치원이든 학교든 아이를 확인하고 다시 차를 돌려보내면 된다. 나이가 들어 차를 몰기 힘겨운 이들도 장거리 여행을 아주 즐겁게 할 수 있다. 극단적인 예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누군가는 이뤄내려고 하고 있다. 그것도 가까운 시간에 말이다.

그동안 자동차 회사들은 운전의 즐거움만을 부각시켜 왔다. 운전이 엄청난 노동이고, 주차를 잘 못하는 사람들을 비웃고, 다른 운전자의 잘못으로 인해서 엄한 목숨이 희생됐어도 그런 장치를 미리 만들어 넣는 데 인색했다. 배우고 익혀야만 했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김여사’라는 여성 비하가 널리 일상화된 단어까지 나왔다. 그런데 묻고 있다. 과연 차는 꼭 그래야 하는지.

이런 움직임은 단순히 차에 대한 인식이나 당국의 ‘세수’에 대한 고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누구는 사고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다. 여기서 더 확장되면 새로운 도시 설계 이슈까지 나아갈 수 있다. 자율 주행차가 다니는 도로와 사람이 모는 차가 전혀 만나지 않도록 설계할 수 있다. 유치원과 학교 주위는 의무적으로 사람이 운전해서는 못 들어오게 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건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저건 미국에서나 일어나는 아주 먼 이야기처럼 들릴 거다. 그렇지만 그런 곳에 수출해야 하는 회사와 부품 회사들이 줄도산할 거 같다면 아마 우리의 문제로 확 와닿지 않을까. 2021년은 그리 멀지 않다.

<도안구 테크수다 기자 <a href="mailto:eyeball@techsuda.com">eyeball@techsuda.com>

© 주간경향 (weekly.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신문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주간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