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벤, 인천 상륙 직전..2시 서울 강타(종합4보)

이재준 2012. 8. 2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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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교 전면 통제, 시간당 20mm 폭우..수도권 '풍전등화'

[CBS 이재준 이지혜 기자]

28일 한반도를 덮친 초대형 태풍 '볼라벤'의 위력은 지난 며칠간의 두려움만큼이나 강력했다.

초속 33m면 사람도 날아가게 만드는 강풍은 순간 최대 초속 51.9m까지 치솟았다.

2003년의 매미(초속 60m), 2000년의 프라피룬(58.3m), 2002년의 루사와 2007년의 나리에 이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초강풍이다.

가로수와 신호등은 잡초 뽑히듯 뿌리째 뽑혀나갔고, 가족들의 든든한 저녁을 지켜온 지붕은 속절없이 무너져내렸다.

아이들이 뛰놀던 앞마당과 세워둔 승용차는 퍼붓는 폭우에 잠겨버렸다.

무너진 전봇대가 불러온 암흑의 새벽엔 건물 높이의 파도가 방파제를 비웃으면서 누군가에겐 '생의 전부'일 선박들을 덮쳤다.

◈ 오후 2시 서울 강타…인천대교 전면 통제

제주의 새벽과 전남의 아침을 강타한 '볼라벤'은 이날 정오 현재 시속 41km의 빠른 속도로 충남 서산 서쪽 약 80km 해상을 지나고 있다.

특히 오후 2시쯤 서울 서쪽 약 120km 부근 해상까지 근접해 수도권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서울 등 수도권의 최대 풍속은 초속 30m, 서해5도와 북한은 최대 초속 50m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풍전등화' 상황에 놓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일찌감치 오전 9시를 기해 태풍경보가 내려졌다.

직접 영향권에 든 인천대교 역시 오후 12시 20분을 기해 전면 통제됐다.

이미 경기도 포천 지역에 초속 20m 가까운 강풍이 부는 등 볼라벤의 체감 위력은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

서울에는 오후 2~3시 사이 초속 20∼35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29일까지 50∼100㎜의 폭우가 쏟아질 전망이다.

현재 한반도 전 해상에는 태풍특보가 발효돼있고, 10m 넘는 파도가 일렁이고 있다.

인천과 충남 등 서해안에는 폭풍 해일 피해도 우려된다. 지난해 일본을 덮쳤던 해일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한 터다.

◈ 잇따른 인명사고…정전 속출에 가로수 뿌리째 뽑히기도

볼라벤이 강타하면서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새벽 2시 40분쯤엔 서귀포 화순항 인근 해상에서 중국 어선 2척이 전복돼, 선원 33명 가운데 4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12명은 실종 상태다.

또 전북 완주에서는 40대 경비원이 강풍에 날린 컨테이너박스에 깔려 숨졌고, 경기도 안산의 한 피혁공장 인근에선 30대 직원이 날아온 천막지붕에 맞아 발목이 부러졌다.

대구에서는 등교하던 학생 2명이 가로수에 깔렸고, 전남 구례에서는 전경 3명이 날아온 철제 부속물에 맞아 다치기도 했다.

전신주도 잇따라 무너지면서 정전 피해도 끊이질 않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정오 현재 전국 20만여 가구가 정전됐으며, 이재민은 21가구 54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전남과 제주에선 주택 16동이 파손되고 5동이 제주 서귀포에서는 차량 4대가 파손되고 선박 3척이 침몰했다.

제주와 광주 등 13개소의 신호등이 파손됐고, 제주에서 가로등이 쓰러지는 사고가 3건, 전남과 광주, 제주에서 가로수가 84주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에서는 교회 첨탑이 쓰러지는 아찔한 사고도 발생했다.

집중 호우로 지금까지 제주와 남부 지역에서만 2천여 대의 차량이 침수되거나 파손돼 100억 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보험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 바닷길 하늘길도 막혀…각급 학교는 휴업중

현재 해안가와 저지대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262곳 1천여 명이 대피중인 상태다. 많은 비가 내린 나주와 남평 등 전남 지역엔 영산강 수위가 올라가면서 홍수 경보도 발령됐다.

인천과 서해 섬을 오가는 13개 항로, 군산∼선유도를 비롯한 5개 항로 등 96개 항로 170척의 운항이 전면 통제돼있다.

하늘길도 막혀 대한항공 경우 이날 국제선 41편이 결항했고, 국내선 139편은 모두 뜨지 못했다.

한라산과 지리산, 설악산 등 20개 국립공원 탐방로 403개소도 전면 통제된 상태다.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오전 6시 30분쯤 강풍에 날라온 8m 크기의 지붕 판넬이 차체 하부에 끼면서, 광주발 순천행 무궁화호 열차의 운행이 44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이처럼 볼라벤 피해가 늘어나면서 전국 대부분의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은 이날 하루 휴업에 들어갔다.

매머드급 태풍을 처음 경험해볼 초등학생과 유치원생들은 테잎이 십자로 붙여진 베란다 창문 너머로 동네 문방구와 친구네 집을 덮치는 강풍의 위력을 목격하고 있다.

◈ 29일까지 영향…14호 '덴빈'도 한반도로 북상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미 비상근무 체계를 최고단계인 3단계로 올렸으며, 23개 관련부처와 기관 모두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현재 중앙지방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하고 있으며, 19명의 인명을 구조하고 15개소의 배수작업을 벌이는 한편 간판제거 등 안전조치를 280건 지원했다.

또 태풍에 대비해 서울지하철을 96차례 증편 운행하는 한편, 재난예경보시스템을 총 가동하고 모든 지자체에 철저한 대비를 당부하고 있다.

강풍이 몰고다니는 폭우는 앞으로도 전국에 100mm 이상 쏟아질 전망이다. 완도 보길도와 지리산 등엔 벌써 150㎜ 넘는 비가 퍼부었다.

강풍에 폭우가 흩날리면서 볼라벤이 지나가는 지역에선 앞을 보지 못할 정도다. 서울, 경기도와 강원도 영서 지방엔 29일 새벽까지도 비가 계속 내릴 예정이다.

'15호'가 지나가도 이 악몽같은 상황은 끝나지 않는다. 14호 태풍 '덴빈'이 타이완 부근 해상에서 한반도를 향해 동북진하고 있다.

중심기압 975헥토파스칼(hPa), 중심최대풍속 초속 36m인 '덴빈'은 30일쯤부터 한반도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zzle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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