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과 간자장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2011. 4. 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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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독자와 함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Q.

오늘 점심을 먹으러 중국음식집에 갔는데요. 자장은 왜 자장이고 간자장은 왜 간자장인지 궁금했어요. 그 차이는 무엇인가요.(ID: wang5137) A.

< 한겨레21 > 기자들도 오늘 점심에 중국집에 갔습니다. 한국 남녀노소가 즐기는 중국집 자장면은 국민 음식이지요. 흔히들 중국집에 가면 자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고민에 빠지죠. 심각한 선택의 기로에 선 나머지 막상 자장면이든 짬뽕이든 고르고 나서는 '정신줄' 놓게 됩니다. 그래서 주문하면서 "여기 자장면이오" 했다가 "아니 간자장이오"라고 번복하는 경우가 적잖지요. 중국집 사장님 죄송합니다^^

자장면과 간자장의 차이는 어렴풋이 알지만, 정확히는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자장면은 미리 장을 만들어두고, 간자장은 바로 만들어낸다, 이런 풍월을 들어보신 분들은 적잖을 겁니다. 자장면은 양파·감자 등을 춘장과 함께 볶다가 물과 전분을 넣고 끓여두었다가 주문을 받으면 삶은 면 위에 얹어 냅니다. 반면에 간자장은 자장을 미리 만들어두지 않고, 주문을 받으면 춘장에 양파·돼지고기 등과 함께 기름에 볶아 냅니다. 간자장은 자장과 면이 따로 그릇에 담겨 나오는데요, 면에서 물이 나오면 자장 본연의 맛을 잃기 때문입니다. 춘장에 물을 타지 않았으니 간자장 맛이 조금 더 짜고 색깔도 자장에 견줘 더 검은색을 띠게 됩니다. 기름기도 더하지요. 이렇게 조리법에서 이름도 나왔는데요. 자장 앞에 붙은 '간'은 한자 마를 '건'(乾)을 중국어로 읽은 것입니다. 풀어보면 물기 없이 마른 자장면이 간자장인 거군요. 대부분 자장면이 간자장보다 빨리 나오는 이유도 짐작이 갑니다.

중국에 자장면이 있느냐, 없으냐 오랜 논란도 여기서 정리됩니다. 이름의 유래를 보니 있다는 거지요. 중국집 '목란'의 이연복 요리사는 "자는 튀길 자(혹은 짜), 장은 춘장, 면은 미엔에서 왔다"며 "춘장을 튀긴다는 말"이라고 '자장면'의 유래를 설명합니다. 원래 자장면은 중국 동북지방 음식인데요, 베이징에 사는 만화가 조경규씨의 < 오무라이스 잼잼 > 을 보면, 베이징 자장면과 한국의 자장면이 어떻게 다른지 나옵니다. 조씨는 "우리나라는 고기며 야채를 같이 넣고 볶아 소스를 걸쭉하게 만드는 데 비해 중국은 잘게 썬 돼지고기만 넣고 볶아 소스를 되게 만든다"고 전합니다. 중국에선 이렇게 만든 소스에 오이, 콩, 숙주 같은 채소를 생으로 얹어 비벼 먹는다네요. 미적지근한 온도로 먹는 점도 차이고요. 소스도 한국식 자장면이 춘장을 쓰는 반면 중국식 자장면은 황장을 쓴답니다. 이렇게 서해(중국식으로는 황해)를 건너와 사실상 한국 음식으로 변모한 자장면은 다시 간자장, 유니자장, 쟁반자장으로 진화를 거듭해왔습니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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