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1·2인가구..휴가 풍속도 바꾼다

2011. 8. 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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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년 여름 제주도 올레길을 찾는다는 직장인 김승연 씨(30ㆍ여)는 올해도 어김없이 제주도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김씨는 "바다를 보며 혼자서 길을 걷다 보면 번거롭고 복잡했던 일상이 정리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2박3일 여행에 드는 비용은 비행기 티켓을 포함해 총 50만원 남짓. 김씨는 "혼자 여행하면 유스호스텔을 이용하고 간단히 끼니를 때우면서 불필요한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좋다"고 귀띔했다.

#2. 증권사에 근무하는 회사원 김태환 씨(32)는 여름 휴가 첫날이던 지난주 말 한식 요리강좌를 들었다. 사람 많은 여행지를 찾는 대신 평소 하지 못했던 취미 생활을 즐기면서 휴가를 보내기로 한 것. 요리는 태어나서 처음 배웠다는 김씨는 "작년 여름 성수기 때 관광지에 갔다가 수백만 원을 쓰고 사람들에게 시달렸던 안 좋은 기억이 있다"며 "올해는 적은 경비로 요리강좌도 들을 수 있어 뿌듯했다"고 했다. 김씨는 조만간 여자친구를 집으로 초대해 요리 솜씨를 뽐낼 계획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사람들이 몰리는 유명한 관광지를 찾는 대신 한적한 곳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싱글족이나 자녀가 없는 부부 등 1ㆍ2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휴가를 보내는 방식도 개인 취향에 따라 다양해지는 추세다. 실속 있게 자기계발을 하면서 휴가를 보내는 직장인도 많다.

직장인 나희주 씨(54)는 지난 5일 홀로 강원도 인제시 백담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했다. 나씨는 명상과 수행을 하며 차분히 1박2일을 보냈다.

지난 5월 금융계 회사에 취직한 새내기 직장인 이현철 씨(28)는 첫 휴가를 경상북도 영천 별빛마을에서 보냈다. 1박2일간 별도 보고 고구마도 직접 캐는 체험을 했다. 이씨는 "평소 별 보기를 좋아하는데 지난 2년간 취업을 준비하느라 여행을 차일피일해 왔다"며 "그동안의 고생이 싹 잊히고 새롭게 뭔가를 시작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고 말했다.

휴가철 찾아온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근 호텔을 찾아 휴식을 취하는 여행객들도 크게 늘어났다. 공연, 레저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이 인기다. 서울 팔래스 호텔 관계자는 "1ㆍ2인 고객들이 늘어난 덕분에 작년보다 휴가철 호텔 패키지 매출이 25% 이상 늘었다"며 "1인 패키지 등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쁜 업무에 뒷전이 됐던 취미를 적극적으로 계발하는 직장인들도 늘어나 이들을 위한 단기 프로그램이 성황이다. 권옥표 에이스요리학원 이사는 "현재 바리스타 코스 수강생이 700여 명인데 지난 7월 20일에만 700명가량이 바리스타 코스를 추가로 신청했다"며 "휴가철을 맞아 단기간에 자격증을 따려는 직장인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스쿠버다이빙 다이브컴퍼니 관계자는 "4일간 진행되는 스쿠버다이빙 입문코스 일정에 맞춰 휴가를 내고 자격증을 따려는 직장인이 많다"며 "지난달 말부터는 이들을 대상으로 제주도에서 다이빙 캠프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일 영월에서 열린 '전국 직장인밴드 콘테스트'에는 전국에서 30여 개팀 150여 명 직장인이 지원했고 11팀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행사를 기획한 영월군 관계자는 "직장인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휴가철에 맞춰 행사를 기획했는데 서울뿐 아니라 경상도, 강원도 등 전국의 젊은 직장인들이 다수 참여해 관광객들과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고 전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도 산업화에 따라 여행 트렌드가 해외 패키지에서 정동진 등 로컬 장소들을 재발견하는 쪽으로 변하는 것은 보편적 현상"이라며 "최근 자녀가 없는 1ㆍ2인 가구가 급증함에 따라 온전히 자신만의 자아 발견을 위해 휴가 기간을 보내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와 같은 새로운 휴가 트렌드를 '라이프스타일 이주(migration)'의 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매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앞만 보고 달려온 현대인들이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휴가 기간을 보내기 시작했다는 것. 함 교수는 "이 같은 트렌드가 서구 중산층, 주로 노년층에서 나타났다면 최근에는 20대까지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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