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현장 '세실레스토랑' 마지막 영업
업주 정충만씨 "촛불집회 후 손님 발길 끊어져"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기자회견장과 명사들의 회합 장소로 자리매김한 서울 중구 정동의 세실레스토랑이 30년의 세월을 뒤로 하고 마지막 영업에 들어갔다.
이 가게 주인 정충만씨는 10일 "지난해 촛불집회 이후 월평균 5천만원이었던 매출이 1천만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적자가 쌓여 오늘 저녁까지만 영업하고 간판을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씨에 따르면 1979년 문을 연 세실레스토랑은 그동안 재야인사나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장으로 애용돼 왔다.
또 문인 등 예술가와 진보성향 인사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인기를 누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세실레스토랑으로 교수들을 초청해 대운하 관련 세미나를 여는 등 이 레스토랑은 보수 인사들도 즐겨 찾는 곳이었다.
조선 제7대 왕인 세조의 사저가 있었다는 말이 돌면서 명당으로 소문나기도 해 일부 재벌 총수들이 이곳에서 업무를 보기도 했으며, 결혼을 앞둔 남녀가 선 보는 장소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업주 정씨는 "이명박 대통령 집권을 전후로 한나라당 인사들이 자주 찾았고 보수 시민단체들도 기자회견을 자주 열었다"며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인사나 단체들이 마주치다 보니 불편해 발길을 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특히 "지난해 촛불집회 때 시위가 이어지면서 여당 인사들마저 접근성이 떨어졌기 때문인지 찾질 않아 매출이 급격하게 준 이후 회복이 안됐다"고 전했다.
그는 "성공회로부터 임대를 얻어 운영해 왔으니 앞으로 어떤 목적으로 이 자리가 사용될지 모르겠지만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는 창구로 유지해줄 것을 성공회 측에 요청해 놓았다"고 말했다.
min76@yna.co.kr
<촬영,편집:김성수 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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