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여의도 밤하늘은 불탄다

이재훈 2010. 9. 3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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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불의 성격은 사랑과 유사하다."

세계적인 예술 불꽃 전문팀인 '그룹 F'의 예술불꽃 퍼포먼스 '아트불꽃쇼-첫 눈에 반하다'의 연출자 크리스토프 베르토노(47)는 30일 "불은 매우 환상적면이서도 긴장과 스트레스를 안겨 주는데 사랑에 빠질 때 역시 그러한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아트불꽃쇼-첫 눈에 반하다'는 10월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0일간 열리는 '하이 서울 페스티벌 2010'의 개막 행사다. 전야제인 1일과 개막일인 2일 특설무대에서 무료로 펼쳐진다.

사랑에 대한 여러 요소를 시각적인 사랑, 공중에서의 사랑, 헌신적인 사랑, 시작하는 사랑 등 총 4개의 주제, 6개의 막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불꽃과 영상, 특수의상을 입은 배우의 연기가 어우러져 웅장하면서도 화려함을 뽐낸다.

베르토노는 "공연에는 사랑과 불에 대한 은유가 다양하게 들어가 있다"며 "우리는 사랑을 하게 되면 자기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짚었다. "불도 사랑과 유사하다. 한 번 빛과 열을 발하기 시작하면 통제할 수 없다"며 "불꽃은 한 번도 원하는대로 움직인 적이 없다"며 "그래서 예상치 못했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고 웃었다. "불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그 만큼 매력이 있다."

이 공연에는 다양한 영상과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등이 달린 의상, 총 2만2800㎏의 화약 등 첨단 기술이 곳곳에 산재돼 있다. 베르토노는 "공연을 할 때 많은 기술을 사용하지만, 이는 관객들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관객과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요소"라는 것이다.

관객들과 직접 호흡하는 공연 장르가 영상 장르와 다른 점으로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스펙터클함"을 꼽았다. 특히 "불꽃은 매 순간 유일한 것"이라며 "매번 똑같은 불꽃을 쏘아올린다고 해도 바람 등 여러 요소로 인해 항상 다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불꽃은 통제할 수 없는 만큼 위험도 수반하게 된다. "공연 현장에 경찰이 꼭 대기해야 하는 등 행정적인 업무 처리가 많다"면서도 "공연을 본 뒤 행복한 얼굴로 돌아가는 관객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미소를 지었다.

"관객들은 스타들이 출연하는 공연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지는 않지만, 이 공연을 통해서는 나이를 막론하고 기쁨뿐만 아니라 감사까지 껴안게 된다"며 "이 공연은 일상의 의미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내는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위험한 만큼 공연 때마다 긴장할 법하다. "불꽃은 매번 똑같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항상 의심과 불확실성이 존재해 다루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관객들에 기적 같은 감흥을 안기기도 한다."

'아트불꽃쇼-첫 눈에 반하다'를 위해 여의도 한강공원에 길이 90m, 폭 4.5m, 높이 7.5m의 대형 무대가 설치됐다. 베르토노는 "공연할 공간은 만족스럽다"며 "바로 강 옆이라 불과 물이 대립하는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특기했다. "이번 공연은 200m 떨어진 관객들도 볼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알리기도 했다.

앞서 베르토노는 불꽃 작업차 여러 번 한국을 방문했다. 자신이 연출한 공연을 직접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7년 프랑스의 사치품 브랜드인 에르메스 그룹이 한국에 매장을 열면서 베르토노의 불꽃 공연을 선보이려 했다. 그러나 문을 열기 1주 전 매장에 불이 나면서 베르토노의 공연도 무산된 바 있다.

베르토노가 서울에서 느끼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밤의 다이내믹함"이다. "수많은 광고판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고층 건물이 많지만 지상에 상점이 많아 길거리를 왕래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서울의 특징"이라고 봤다. "또 서울 사람들은 뭐든 굉장히 잘 먹는 것 같다"며 웃었다.

베르토노는 "2일 공연에 비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날씨가 좋지 않아도 불꽃은 위험한 것이라 항상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 당일에도 철저하게 안전에 신경 쓰며 공연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아트불꽃쇼-첫 눈에 반하다'는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2009 에펠탑 120주년 기념 불꽃축제, 2010 버즈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오픈닝에서도 주목받았다.

베르토노는 연기와 라이브 음악, 환상적인 이미지의 불꽃이 어우러지는 아트불꽃쇼 연출로 잘 알려져 있다. 에펠타워 불꽃쇼, 리스본 엑스포 폐막식, 바르셀로나 올림픽 폐막식 등에서 펼쳐진 불꽃쇼를 감독했다. 그가 예술감독으로 있는 그룹F는 대규모 이벤트와 문화행사에서 수준 높은 불꽃기술과 예술적인 장치들을 사용한 쇼를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하이 서울 페스티벌 2010'은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하는 페스티벌로 올해 8회째를 맞이했다. 금년부터는 '난타', '점프', '수직의 지평' 등 유명 넌버벌 퍼포먼스 위주로 꾸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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