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세계문학상' 탄생, 한국문화 외연확대

이재훈 2011. 5. 2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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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토지'의 소설가 박경리(1926~2008)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세계 문학상이 제정된다.

고인의 장녀인 토지문화재단 김영주(65) 이사장은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박경리 문학상' 공표식에서 "민족의 수난사와 시대고, 삶과 운명을 끌어안아 문학으로 승화시킨 박경리 선생의 위대한 정신과 업적을 기려 박경리문학상을 제정한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박경리 선생의 유지를 따르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박 선생은 생전 일제시대, 6·25 등 우리 현대사의 질곡을 겪으면서도 이웃 나라와 잘 지내야 한다는 의사 표시를 꾸준히 했다. 상을 세계상으로 제정, 우리나라 문화의 외연을 확대시킨다는 취지"라고 소개했다.

수상 대상자는 '세계문학의 발전을 위해 탁월한 업적을 이룬 작가'다. 10월 첫 시상은 한국 문학을 대상으로 하며 내년 2회부터 세계 문학으로 확대한다. 상금 1억원과 상패가 주어진다. 수상자는 1인이 원칙이며 등단 5년 이상의 작가가 자격 조건이다 .

김 이사장은 "준비 과정이 촉박한 부분도 있지만 상이 출발할 때는 우리 작가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2회 시상부터는 언어권 위주로 선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리문학상은 본래 강원 원주, 경남 통영과 하동 등 박경리와 관련 있는 3개 도시가 공동으로 제정키로 논의됐다. 김 이사장은 그러나 "상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강원도와 원주시만 진행키로 했다"고 전했다.

박경리는 원주에서 28년간 살면서 '토지'를 완성했다.

심사과정은 비공개이며 심사위원단 명단은 수상자 발표와 동시에 발표한다. 10월6일 수상자가 가려지며 시상식은 제2회 '박경리문학제' 기간인 10월29일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열린다.

한편, 1926년 통영에서 태어난 박경리는 1955년 김동리(1913~1995)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計算)'과 1956년 단편 '흑흑백백(黑黑白白)'을 '현대문학'에 발표하며 등단했다. '김약국의 딸들'을 비롯해 '시장과 전장' '파시(波市)' 등 사회 비판성이 강한 문제작들을 잇따라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특히 1969년 6월 집필을 시작, 1994년에 5부로 완성한 '토지'는 한국 근·현대사를 여러 계층의 상이한 운명을 통해 심도있게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으며 영어·일본어·프랑스어 등으로 번역되기도 했다.

주요작품으로는 '나비와 엉겅퀴' '영원의 반려' '단층(單層)' '노을진 들녘' 등이 있다. 1957년 현대문학 신인상, 1965년 한국여류문학상, 1972년 월탄문학상, 1991년 인촌상 등을 받았다. 2008년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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