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보다 138년 앞선 금속활자 발견, 세계사 바뀌나

이재훈 2010. 9. 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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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목판인쇄물인 '직지심체요절'보다 최소 138년 이상을 앞선 활자 실물이 공개됐다.

서지학자인 경북대 남권희(54·문헌학) 교수는 서울 인사동 고미술 컬렉션인 다보성고미술전시관(대표 김종춘)이 소장한 금속활자 100여점을 분석한 결과, 12점이 1377년 활자본으로 간행된 직지보다 훨씬 앞선 13세기 초의 금속활자인 '증도가자' < 사진 > 임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직지심체요절은 서양의 구텐베르크가 제작한 '42행 성경'보다 78년이나 앞선 1377년에 제작됐다. 2001년 UNESCO의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활자는 1377년에 주조된 흥덕사자(興德寺字)다. 실물은 존재하지 않고 상·하권 중 하권만 프랑스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번에 남 교수가 공개한 증도가자는 흥덕사자보다 138년 이상 앞서 주조된 금속활자 실물이다. 증도가자에 관한 기록은 삼성출판박물관에 소장된 보물 제758호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의 권말에 남겨져 있다.

이 기록에 따르면, 1239년 당시 무신정부의 1인자 최이가 각공들을 시켜 더 이상 전해지지 않는 금속활자판인 증도가를 목판으로 복각해 증도가를 찍어냈다고 전해진다. 이에 따라 목판본 '증도가'보다 앞서 금속활자본 '증도가'가 제작돼 유통됐다는 것이다.

남 교수는 "이 금속활자는 주조 및 사용 시기가 13세기로 추정된다"며 "주조방법이나 서체·형태적 측면에서 당시의 뛰어난 인쇄술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라고 평했다. 또 "'직지심체요절를 찍었던 흥덕사자가 지방 활자인 반면 이번 특별전의 활자는 중앙에서 주조돼 사용된 활자"라며 "고려시대 주조기술의 역사적 변천을 밝히는 데도 중요한 자료"라고 판단했다.

남 교수의 주장에 따라 이 금속활자가 학계의 인정을 최종적으로 받을 경우,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가 돼 국사교과서 관련 기술과 세계 인쇄술의 역사가 바뀌게 된다. 하지만, 세계 최고로 공인받기 위해서는 국내외 관련 학계의 검증이 남아있다.

남 교수는 2일 서울 인사동 다보성고미술전시관 2층에서 증도가자의 실물을 공개하고 설명한다.

다보성고미술전시관은 이 활자와 목판본을 3~30일 '한일강제병합 100년의 아픔: 돌아온 문화재 특별전-우리 문화유산의 지혜와 멋' 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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