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간 문화재 내놔라" 韓-佛 소송전 2라운드

입력 2008. 9. 10. 14:50 수정 2008. 9. 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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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문화부 김영태 기자]

외규장각 도서와 병인양요 때 탈취된 한국문화재의 반환을 위해 민간단체가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본격적인 소송에 나섰다. 문화연대는 10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위한 소송의 진행과정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문화연대와 함께 외규장각 도서 반환 소송을 전담하고 있는 김중호(프랑스 거주) 변호사는 "2007년 1월 문화연대가 파리 행정법원에 외규장각 도서 반환 1심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1년 1개월만인 2008 3월 파리 행정법원이 '프랑스 문화부가 국유재산은 반환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보내왔다"며 "이에 문화연대는 파리 행정법원의 의견서를 반박하는 내용의 답변서를 지난달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변호사는 "이번 소송의 핵심은 외규장각 도서의 '비국유화 요청'과 도서반환 요청이다"며 "프랑스는 국립도서관에 소장되는 문화재는 국유재산으로 분류돼 반환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외규장각 도서의 비국유화 요청을 함께 요청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동국대 법대 김재문 교수는 "유네스코의 '도난 또는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 반환에 관한 협약' 등 각종 국제규약에서 보듯이 문화재 약탈과 훼손은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프랑스에 외규장각 도서 반환 요청은 법적 정당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1866년(병인양요) 외규장각 도서 약탈 사건은 프랑스 정부의 승인도 없었고 일개 개인부대에 의해 이뤄진 야만적 약탈행위라는 것이다. 현재 프랑스 소장본은 174종 296책으로 이 중 31종은 우리나라에도 없는 유일본으로 파악되고 있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과 김중호 변호사는 이날 주한프랑스대사관을 방문해 베르틸로 참사관을 만나 프랑스 정부와 주한 프랑스 대사에게 서한을 전달했다. 문화연대는 서한을 통해 "프랑스가 우리의 소중한 국가기록물의 반환에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반환소송을 통해 힘겨루기를 하기 보다는 스스로 문화재를 원래 있었던 자리로 돌려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르틸로 참사관은 "프랑스 정부에 서한을 바로 전달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최문순 의원, 개그맨 서경석씨,모금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박천훈(분당 이매고등학교 1학년)군 등이 참석해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위한 국민적인 노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황평우 위원장은 "국민들의 성원으로 외규장각 도서 반환소송을 위한 소송비용으로 3억4천만원을 모금한 상태이다"며 "소송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소송에서 승리한다면 많은 시민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국가기관(문화재청, 국립박물관)에 돌려드릴 것이다"고 밝혔다.

▣김중호 변호사(프랑스 거주 전담변호사) 인터뷰

-어떻게 소송변호를 맡게 되었나?=2006년 한 방송사에서 외규장각 도서 반환 소송이 가능한지 검토해 달라고 제게 부탁을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검토를 해보니 법적 소송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반환 소송을 하려면 해당국가의 국민들이 제기를 해야 하는데 국민의 대표성을 띤 문화연대를 내세워 국민의 이름을 걸고 소송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파리 행정법원이 의견을 보내왔기 때문에 이에 대해 항목별로 다시 반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외규장각 도서의 '국가문화재 해제'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소송에서는 이러한 요구를 동시에 제기했다.

-프랑스에서 외규장각 도서의 존재가 언제 알려졌나?=1978년 재불사학자 박병선씨에 의해 최초로 발견되었다. 처음에는 중국 문서로 분류되어 한국 것인지조차 몰랐다. 아무 관심도 없었던 문화재에 대해 우리측이 반환을 요구하니까 반환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소송을 진행하는 데 품이 많이 들텐데=저 외에도 프랑스에서 5명의 변호사가 투입된다. 병인양요 당시 군사지와 현지자료를 찾고 조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다른 4명의 프랑스 동료 변호사들이 자기 나라를 상대로 한 민감한 사안을 다루기 때문에 꺼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흔쾌히 맡아주었다.

-소송에 대한 전망은 ?=소송에서 져도 이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grea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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