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가 홍신자 제주서 '시집 가던 날'

2010. 10. 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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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돌문화공원서 공연 형식 전통 혼례

(제주=연합뉴스) 김지선 기자 = "이렇게 제주의 열린 공간, 대자연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축제 분위기 속에서 결혼할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현대무용가 홍신자(70) 씨가 독인 출신의 한국학자 베르너 삿세(Werner Sasse. 69) 한양대 석좌교수와 혼례를 치른 9일 오후 제주돌문화공원 하늘연못에서는 청명한 가을 날씨 만큼이나 아름다운 결혼식이 펼쳐졌다.

'홍신자 시집가는 날'이란 이름으로 열린 이날 결혼식은 예식과 공연이 어우러진 그야말로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오후 3시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하객들이 연꽃차(茶)를 나누며 시작된 결혼식은 홍씨가 이끄는 '웃는돌 무용단'이 1천300여㎡ 규모의 하늘연못에 꽃잎을 뿌리고 신랑신부가 그 위를 건너 중간에서 만나는 퍼포먼스에서 절정을 이뤘다.

또 서도소리 명창 박정옥 선생의 주례로 진행된 혼례에서 전통 평양식 혼례 복장을 입은 홍씨와 삿세 교수는 각각 가마와 말을 타고 등장해 큰 박수를 받았다.

홍씨와 인연이 있는 무용가들은 태평무 등을 추며 신랑신부의 하나됨을 축복했고, 하객은 물론 제주돌문화공원을 찾은 방문객들까지 두 사람의 영원한 사랑을 기원했다.

또 한글날을 맞아 결혼식 중간에 하객 모두가 일어나 '한글날 노래'를 부르는 뜻깊은 시간도 마련 됐다.

홍씨는 지난 9월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 갤러리 개관식에서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신화'를 무용으로 재현하는 등 제주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한 미술전시회에서 처음 만난 뒤 몇 차례의 여행을 함께 하면서 급속히 가까워져 지난 4월 삿세 교수가 거주하는 전남 담양의 목조 기와 한옥에서 약혼식을 올렸다.

홍신자씨는 1967년 스물일곱의 나이로 뉴욕에서 춤에 입문, 1973년 파격적인 형식의 무용 '제례(祭禮)'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30대 후반에 훌쩍 인도로 떠나 라즈니쉬로부터 명상과 구도의 춤을 익히고 1993년 귀국해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에서 '웃는돌 무용단'을 이끌고 있다.

베르너 삿세 교수는 독일인 최초의 한국학자로 40년 이상 한국과 인연을 맺어오다 2006년 한국으로 아예 이주했다. 유럽한국학협회(AKSE) 회장을 지냈으며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을 독일어로 처음 번역하기도 했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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