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입고 헤엄치는 착의수영법 배우면 목숨 구한다

2009. 7. 1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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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의 계절, 여름이 바짝 가까이 다가왔다. 아직 날씨는 전국적으로 흐리거나 많은 비가 내리고 있지만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휴가철이 되면 전국 방방곡곡은 강과 바다를 찾아 더위를 식히려는 인파로 가득찰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중 어린이 사고 사망률 3위 불명예를 안고 있다. 특히 지난 해 통계에 따르면 14살 이하 어린이의 사망사고는 여름 휴가철이 절정에 달하는 8월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원인은 교통사고가 42.7%로 가장 많은 빈도수를 차지 한데 이어 물놀이 익사사고가 20%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일은, 수영장에서의 사고보다 오히려 바다, 강, 호수 등에서의 사고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일단 물에 빠지면 당황하게 되고 의복이나 구두 등을 착용했기 때문에 수중에서 몸의 움직임이 제한을 받게 돼 수영능력이 있는 사람조차도 희생자가 돼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사고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옷을 입고 수영을 할 때는 수영복을 착용하고 헤엄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일단 물에 빠지게 되면 발버둥 치면서 생긴 기포로 인해 시선이 가려지고 코로 물이 들어가서 순간적으로 감각을 잃게 되는 등 여러 위험 요소가 복합 적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거기다 의복까지 착용한 상태라면 물에 젖은 옷의 무게로 인해 강한 저항을 받아 몸의 움직임이 둔해질 수 밖에 없다. 우리가 놀러갈때 흔히 입는 청바지는 물에 젖으면 표면장력에 의해 몸을 3,4배이상 더 무겁게 한다는 연구결과도 소개돼 있다.

옷을 입고 물에 빠진 상황에서 위험으로부터 빨리 벗어나려고 속도를 내 수영 하면 오히려 더 위험하다. 일본에서 '수영의 영거리, 운동강도 및 에너지 대사에 미치는 착의의 영향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성신여자대학교 최승욱 교수는 "낮은 영속에서는 신체에 가해지는 물의 저항 역시 낮고 또한 팔다리의 동작 속도도 낮기 때문에 착의수영에서도 수영효율이 현저하게 저하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속도가 초당 0.3m를 넘게 되면 착의수영은 더 많은 최대산소 섭취량과 에너지 소비량이 필요하다. 따라서 착의수영은 적응하지 못할 경우 위험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착의수영을 할 때는 옷을 입은 부분이 물 밖으로 나오면 몸이 더 무거워지므로 '자유형'이 아닌 '평영'이나 '배영'을 해야 한다. 자유형에서는 다리보다 팔의 추진력에 크게 의존하게 되므로 물을 흡수한 소매 무게가 어깨 부분에 근육피로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신발 착용에 따라 킥 동작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반면 평영 등은 에너지 소모량이 자유형보다 훨씬 적고 안정적인 자세를 장시간 유지할 수 있어 착의수영에서는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여러 사실을 종합해 볼 때, 돌발적으로 물에 빠졌을 때의 마음가짐과 대응능 력을 기르기 위해서, 의복을 입은 채 수영하는 착의수영(着衣水泳)을 학교교육의 중요한 수업 내용중 하나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유럽국가들은 30여년 전부터 옷을 입고 하는 수영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지형적으로 물이 많은 네덜란드의 경우, 오래전부터 초등학교 1~3학년 교육과정에 착의수영과 입식수영(서서 하는 수영) 등이 포함돼 있으며, 영국에서도 일찍이 중학교 과정 검정시험의 일환으로 착의수영 시험을 필수적으로 실시해 왔다. 가까운 일본도 문부성에서 90년대 초반 청소년들의 단체 익사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큰 파장을 일으킨 이후 다양한 사고 발생의 가능성을 상정해 교육하므로써 실제 사망자수를 줄이는 데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착의수영의 개념에 대한 인식조차 전무한 상태다. 우리나라의 수영지도법은 수영복, 수영모, 수경까지 완벽하게 착용하고 얕은 물에서 자유형부터 시작한다. 국내의 경우 일부 인명구조요원 훈련시에만 착의수 영 실습이 행해지고 있으며, 스킨스쿠버들이 가끔 상의를 착용한 수영훈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착의수영에 관해 불모지 상태인 우리나라의 현 실정에서, 최승욱 교수의 제안을 받아들인 강동교육청 오낙현 중등과장은 '한강 뚝섬공원 청소년 윈드서핑 교육'을 통해 강동교육청 관할 위례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착의수영 교육을 도입해 주목을 받고 있다. 최 교수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하루빨리 구체적인 착의수영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조용직 기자/yjc@heraldm.comㆍ오영경 인턴기자/amourky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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