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통하는 한국'..갈 곳은 명동뿐

최병일 기자 2011. 8. 1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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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한국방문의해위원회와 함께 하는 '관광한국의 미래를 말한다'(1)]

[머니투데이 최병일기자][편집자주]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방문객은 880만을 넘었다. 오는 2012년에는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7895만명을 유치한 프랑스나 6088만명을 유치한 미국에 비하면 아직도 갈길이 멀지만 외국인관광객 유치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 불과 몇년되지 않는 상황속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이 사실이다. 관광은 경제적인 수익증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국가이미지제고는 물론 'KOREA'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과연 대한민국은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에 걸맞는 수용태세를 갖추었는지 관광객들이 흡족해할만한 컨텐츠를 가지고 있는지 뒤돌아보아야 할때다. 외국인관광객 유치를 위해 부단하게 노력해온 한국방문의해위원회(위원장 신동빈)와 함께 관광한국의 현상황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찾아보는 기획시리즈를 7회에 걸쳐 마련했다.

< 글 싣는 순서 >

1. 글머리- 관광한국의 현재

2. 숙박 환대서비스 어디까지 왔나?

3. 한국관광 콘텐츠는 있는가?

4. 스토리텔링이 필요할 때다

5. 관광한국의 희망 한류점검 - 아시아

6. 관광한국의 희망 한류점검 - 유럽 미주

7. 인터뷰 -'관광한국의 미래를 말한다'

[[기획 - 한국방문의해위원회와 함께 하는 '관광한국의 미래를 말한다'(1)]]

- 외국인 출입국 쉽고 쇼핑 편하지만 언어가 문제

- 방문지 고궁 제외하면 명동·동대문·남대문 집중

- 안내판 부족 길 물어보면 거부감…서울만 돌아

- 먹을 수 있는 음식 한정적…다양한 문화제공 과제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 놀랐던 점은 출입국 절차가 대단히 간편하다는 것이었어요. 불과 20분도 안되어서 일행이 모두 입국절차를 마쳤어요. 시내로 들어가는 교통시설도 좋았고 무엇보다 쇼핑이 편해서 좋았어요. 제가 묵고 있는 명동 근처에 대형 쇼핑센터가 있는데 의류에서 악세사리까지 한자리에서 살 수 있어서 너무 좋았죠. 하지만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았어요. 길을 물어보려고 해도 외국인 인 것을 알면 피하거나 설래설래 손짓을 하며 황급히 자리를 뜨는 것이었어요"

나고야에서 관광을 온 구미코(28세 여)씨의 이야기는 관광한국의 실태를 요약해서 말해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출입국 절차가 잘되어 있고 쇼핑이 편한 나라지만 언어소통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10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의하면 외국인 60.9%가 방문기간 중 쇼핑과 관광지 방문에 시간을 쏟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은 방문지가 2위에 오른 고궁(18.9%)를 제외하면 명동(28.5%) 동대문 시장(15.6%) 남대문시장(11.1%)에 집중되어 있었다.

▲쇼핑하고 있는 외국인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이나 유서깊은 관광지를 보기보다는 쇼핑에 더 시간을 쏟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외국인에게 한국은 쇼핑하기 편한 나라에 불과한 것일까? 필리핀에서 여행을 온 트리샤(30 여) 씨는 "한국이 한류를 통해 많이 알려지면서 케이팝을 하는 빅뱅이나 소녀시대 같은 유명 스타들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하지만 정작 한국의 관광지가 어디인지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말한다.

필리핀 하면 떠오르는 '보라카이'같은 휴양지나 미국하면 떠오르는 '그랜드캐넌'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에펠탑' '세느강' '노틀담'같은 이미지가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권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제주도'를 한국과 결부시켜 최고의 관광지로 꼽지만 정작 일부 외국인들은 한국과 제주도가 다른 나라라고 생각하는 이들조차 있었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벌였던 웰컴이벤트

한국 여행 중 방문하는 지역이 서울(80.3%)과 인천 경기(37.6%)에 집중되어 있고 다양한 관광지를 품고 있는 제주나 강원도가 겨우 13.1% 11.7%의 외국인만 찾고 있는 것은 관광지 다변화와 지방 고품격 여행지 개발이 얼마나 지난한 문제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한국을 여러차례 방문한 호주인 줄리아 서번(38세 여)씨는 줄곧 서울과 제주도만 찾다 친한 한국인이 전라도 지역에 볼거리가 많다고 해서 장흥과 해남을 찾았다. 한국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여행이었지만 서번 씨는 지방여행을 다녀오고 곤욕을 치렀다.

"가고 싶은 곳을 찾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안내판도 없고 말도 전혀 안통하고 숙소도 너무 안 좋았어요. 편한 여행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여행지를 찾느라 시간을 너무 허비해서 정작 보고 싶은 곳을 보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어요."

▲지도를 보며 관광지를 찾고 있는 외국인

한국관광이 편리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외국인들의 편견을 불식시키는 일도 시급한 과제다. 외국인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언어의 벽' 안내표지판도 부족한 상황에서 특정지역을 물어서 가려고 해도 환대서비스가 뿌리내리지 않아 외국인들을 피하는 경향이 많다.

한국인들의 외국어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외국인들을 대하는 환대정신이 부족하다는 것이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은 단체여행을 통해 모객되어서 오는 이들이 아니라 개별여행객들이 무려 62.6%이상이다.

여행안내책자와 지도만 가지고 한국관광을 온 이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이 아직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에서 적극적인 환대캠페인을 벌이고 한국관광공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편의를 위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서비스가 가능한 관광안내전화'1330'티티콜 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외국인들이 언어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관광의 다양한 컨텐츠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깊은 맛과 멋이 있는 우리 음식은 비빔밥이나 갈비 불고기 김치 정도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한식세계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쉽게 즐기는 음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의 이미지가 제고되고 한국문화가 자연스럽게 외국인들의 감성속으로 파고드는 것은 대단히 긍정적이지만 한류가 한국문화의 대변자처럼 고착화되는 것도 한번쯤 되돌아보아야 할 일이다.

▲스파 마사지를 받고 있는 외국인

한류가 첨병이 되어 한국의 전통문화는 물론 다른 장르의 문화까지도 자연스럽게 알려져서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외국인들이 늘어나게 하는 것도 관광한국의 숙제다.

부족한 숙박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지방권은 차치하고 서울 수도권에서 호텔이 턱없이 모자라 객실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국제행사를 치르려고 하면 서울시내 특급호텔을 모조리 동원해도 방이 부족한 현상이 벌어지곤 한다.

한국관광공사가 인증한 외국인을 위한 숙소인 굿스테이 제도를 시행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숙박문제 해결을 위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 한경아 본부장은 "한국이 여행하기 좋은 곳 다시 오고 싶은 여행국가가 되기 위해서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위원회는 물론 문화체육관광부나 한국관광공사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래관광객 1000만명 관광경쟁력 세계 20위권 진입을 위해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하고 국제행사를 지원하며 환대서비스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 관광선진화를 위한 초석을 놓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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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병일기자 skyc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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