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블로그의 진화..'1인 상점으로 변모'

2009. 8. 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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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김지현 대학생 인턴기자]

알뜰하기로 소문난 새내기 주부 우미애(30,강서구)씨는 퇴근 전에 꼭 하는 일이 있다. 인터넷에 즐겨찾기 된 '요리 블로그'를 방문해 저녁 메뉴 고민을 해결하고, 가끔은 평소 '찜'해 둔 상품의 공동구매 예고가 뜨면 시간을 확인한다. 시간 맞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수량이 적기 때문에 허탕치기 일쑤다. 예고된 시간은 저녁 10시! 열심히 클릭을 한 덕분에 산지에서 당일 수확해 배송해 주는 옥수수를 구매했다. 오늘은 알찬 구매를 했다는 생각에 기분 좋은 미애씨는 다시 블로그에서 옥수수를 이용하는 요리법을 찾아보고 새로운 요리를 식탁에 낼 생각에 기분이 들뜬다.

블로그가 진화하고 있다. '1세대 블로그'가 개인의 일기장 같은 공간이었다면 '2세대 블로그'는 콘텐츠 생산 장소로 변화했으며. '3세대 블로그'는 다양하고 전문화된 콘텐츠를 무기로 마케팅과 연결되어 새로운 광고의 장이 되었다. 최근 이보다 한 단계 더 나간 '4세대 블로그'는 하나의 상점이 될 전망이다.

◈ 1인 기업으로 변모하는 파워블로그

변화의 선두에 선 블로그는 단연 '와이프로거의 파워블로그'다. 와이프로거는 와이프+블로거의 합성어로 '주부 파워'를 과시하며 다양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블로그로 주목받았다. 그 중에서도 요리를 주제로 하는 블로그는 세대를 아우르는 공통 관심사이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주부 우미애(30,강서구)씨는 "요리책의 메뉴는 한정되어 있지만 블로그는 아침, 점심, 저녁에 따라, 또 계절에 따라 적절한 메뉴를 찾을 수 있어서 좋다"며 "그중에서도 파워블로그들은 거의 매일 업데이트가 되고 방문자도 많아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이런 파워블로그들이 그동안 콘텐츠 생산과 간접 광고 공간으로 머물렀다면 최근 들어 하나의 상점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올 초부터 본격화되었다. 파워블로그 '마이드림의 행복한 요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미경(50세)씨는 "처음에 업체에서 제안이 들어왔을 때 많이 망설였어요. 하지만 블로그에 오시는 방문객에게 대한 보답으로, 평소 내가 사용했을 때 좋은 물건을 원가에 가깝도록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죠"라고 말했다.

◈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 찾아 삼만리

공동구매 대상품목은 산지에서 올라온 농수산물부터 가공식품, 주방용품에서 화장지 같은 생필품까지 다양하다. 판로가 적절치 않았던 농수산품을 직거래로 연결해주기도 하고 중소기업 또는 대기업 상품들도 있다. 특히 아직 출시되지 않은 중소기업 아이디어 상품도 미리 블로거가 사용해 본 다음 리뷰를 작성하고 공동구매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블로그에 포스팅이 되면 인터넷 검색엔진에 노출이 돼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 우리로서는 좋은 수단이다"라며 "출시 전 공동구매를 하게 되면 입소문을 탈 수 있기 때문에 홍보에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공동구매의 가장 큰 장점은 싼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점이다. 김미경씨는 "공동구매를 실시하기 전에 업체와 조율과정에서 가장 애를 먹는 부분은 가격"이라며 "블로그를 방문하는 분들에게 인터넷 최저가로 드리기 위해 업체와 목소리를 높일 때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블로그에서 이뤄지는 공동구매의 경우 시중가보다 저렴하거나 사은품을 많이 끼워주는 형태로 판매된다.

또한 초기 공동구매 과정에서 진화해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상품의 종류가 늘어나고 있다.

◈ 아줌마의 쇼핑 노하우? 첫째도 깐깐, 둘째도 깐깐

파워블로그 '문성실의 아침점심저녁'을 운영하고 있는 문성실(35세)씨는 얼마전 진행된 '블루베리 공동구매'를 예고하며 "블루베리의 맛이 환상적일 것이라 기대해서 주문하는 분은 고려해보세요"라며 신중한 구매를 권했다. 그에게 까닭을 묻자 "제 기준에 100% 만족스러워도 80%만 표현합니다. 제가 100%로 표현을 하면 사람들은 기대치가 120%가 되더라고요"라며 "공동구매 제품은 정말 깐깐하게 골라요"라고 말했다.

요즘은 인터넷 검색이 활성화되어 물건을 구매할 때 검색을 통해 꼼꼼히 살펴보게 된다. 이때 판매회사의 홍보자료 보다 블로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실 사용자 입장에서 작성된 솔직한 리뷰 때문이다.

문씨는 "방문객들은 제가 퍼스널 쇼퍼의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당연히 깐깐해지고 부지런해져야 좋은 상품도 소개할 수 있죠"라고 말한다. 퍼스널 쇼퍼는 쇼핑의 상담역할을 하는 새로운 직업 중 하나로 이제 블로그를 방문하는 방문객(=소비자)들은 파워블로거가 믿을 수 있는 상품을 골라 좋은 자료도 제공해주고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또 다른 파워블로거 김미경씨는 "물건을 미리 테스트 해 보는데 상당한 시간을 보낸다. 사용해보고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상품은 과감하게 돌려보낸다"며 "블로거로서 그간 쌓아온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해진다"고 했다.

◈ 생산자, 소비자, 판매자 모두 일거양득

이런 블로거 공동구매를 통해 생산자는 홍보와 판매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달성하고 있다. 한번에 진행되는 공구의 양이 많지 않아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더라도 누리꾼들에게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물건에 대한 정보를 따져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인터넷 최저가를 목표로 하는 싼 가격 덕분에 알뜰 구매도 할 수 있다. 또한 산지와 직판하는 등 믿을 수 있는 경로로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판매자 역시 블로거로써 수입을 창출 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앞으로 블로그의 공동구매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 블로그, 어디까지 갈꺼니?

블로그가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블로그의 변신은 계속되고 있다. 김미경씨는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이렇게 될 거라 예상하지 못했죠. 작년만 하더라도 이렇게 공구가 대세가 될 줄은 몰랐거든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성실씨는 "블로그가 이렇게 주목받으리라 생각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나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블로그는 웹상에서 소통하는 하나의 사회로, 방문객들과 소통하다보면 어느 순간 이들의 욕구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깨닫게 된다"며 "공동구매 역시 시대의 흐름과 소비자의 욕구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1인 기업시대를 열어가고있는 파워블로그! 앞으로 어디까지 변모할 지 주목되고있다.(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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