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자고 무작정 시작한 '조깅', 사망에 이를 수도

2008. 11. 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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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건강] 70년대 미국의 쿠퍼 박사가 '유산소운동'을 처음 제창한 이후 유산소운동은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고 지방을 줄이는 최고의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도 아침마다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헬스클럽에는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뜨겁다. 그렇다면 유산소운동이 등장한 지난 30년 동안 심혈관질환과 비만은 크게 줄어들었는가?

결과는 그 반대다.

최근 유산소운동에 대한 회의론을 들고 나오는 학자들이 늘고 있는 이유다. 1985년 미국 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던 존 켈리 2세가 아침에 조깅을 하다가 급사했다. 모나코 왕비였던 여배우 그레이스켈리의 오빠이기도 한 그는 조정과 장거리 달리기 선수였다.

1977년 출간된 베스트셀러 '달리기에 대한 완벽한 책'의 저자 짐 픽스(Jim Fixx)는 35세에 담배를 끊고 조깅을 시작해 체중을 25킬로그램이나 줄였다. 하지만 그의 나이 52세 되던 해 그는 조깅을 하던 중 갑자기 쓰러지면서 사망했는데 사인은 동맥경화로 인한 심장마비였다.

이른바 '짐픽스 현상(Jim Fixx phenomenon)'이라 불렸던 이 사건은 유산소운동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본격적인 계기가 됐다.

유산소운동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20분 이상 지속하면 그 이후에는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체지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들을 보면 하루 30분 운동이나 10분씩 세 번에 나누어 하는 운동 모두 체지방 감소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캐나다 퀘벡시의 라발(Laval)대학 연구팀은 45분간 쉬지 않고 중등도 강도로 자전거를 탄 그룹과 15∼90초의 짧은 시간동안 전력으로 운동한 후 중간에 짧게 휴식시간을 주고 이를 반복하게 한 그룹으로 나누어 운동 효과를 관찰했다. 장기간 유산소운동을 한 경우 운동으로 인한 칼로리 소모는 단기간 운동그룹에 비해 2배나 많았다.

하지만 체지방검사 결과 단기간 운동을 반복한 그룹에서 지방이 훨씬 더 많이 빠졌다. 소모한 1칼로리당 지방체중의 감소는 단기간 운동그룹에서 무려 9배나 많았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순환운동(circuit training) 혹은 인터벌 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은 조깅 같은 유산소운동보다 시간을 적게 투자해도 체중감량 효과가 훨씬 크다.

유산소운동의 또 다른 문제는 근육 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리셋클리닉 박용우 원장은 "최근 무리한 다이어트를 반복해서 근육 손실이 많이 생긴 저근육형 체형을 가진 사람들은 살을 빼겠다고 저열량 식사를 하면서 유산소운동을 병행할 경우 근육 손실을 피할 수 없다"며 "위 검사 결과를 보면 체중 44.7kg, 비만지수 19.2(정상은 21∼22)로 표준보다 미달이지만 체지방율은 29.3%(정상은 18∼22%)으로 높은데 이는 상대적으로 근육량이 적기 때문에 군살이 많으면서도 저체중으로 나온 저근육형 비만형으로 이런 사람이 복부, 팔뚝, 허벅지 군살을 빼겠다고 다이어트를 하면서 유산소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은 더 빠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저근육형 비만형은 단백질섭취량을 늘리면서 근력강화운동을 먼저 시행해서 근육량을 지금보다 늘린 다음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대다수 전문의들은 유산소운동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좋다는 생각에 내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시작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고 유산소운동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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