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내 체질과 궁합 맞는 술

2010. 12. 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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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려놓은 술상 앞에서 편식 하듯 특정 술만 편애해 왔다면, 이번 연말에는 새로운 술에 도전해보자. 좋지 않은 실패의 기억으로 손도 대지 않게 된 술과 친해지도록 애주가들이 두 팔 벗고 멘토로 나섰다.

◆ 양주: 비도수가 높아 부담스럽고 맛과 향이 너무 강하다

▶ Solve it_ 위스키는 알코올 도수가 40도가 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스트레이트로 마시기 힘든데도 한국 사람들은 스트레이트로 자주 마신다. 이는 전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풍경으로 위스키 초보자라면 일단, 물을 타서 마셔보길 권한다. 분자 충돌에 의해 위스키의 풍미는 살아나고 알코올 도수는 떨어져 편하게 마실 수 있다. 만약, 칵테일 바에서 연말 모임을 하게 된다면 러스티 네일(Rusty Nail)을 달라고 주문해보자. 달콤하면서도 위스키의 풍미가 살아나는 오묘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집에서 위스키를 즐긴다면, 위스키에 얼음, 콜라, 소다를 넣어 마시는 '하이볼' 스타일을 추천한다.

위스키는 향을 살리는 잔도 중요하다. 고급 위스키인 조니워커 블루라벨을 종이컵에 마신다고 생각하면 그 가치와 맛은 떨어질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운데는 폭이 넓고 잔의 끝은 좁은 볼록한 형태의 잔이 향을 잘 이끌어낸다. 위에서 언급한 하이볼 스타일은 긴 잔을 이용해야 청량감 있는 탄산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스키가 지닌 외형을 즐기자. 위스키의 색은 오크통에 따라 제각각인데, 맑고 투명하게 빛이 난다. 잔을 서서히 돌렸다가 가만히 두면 잔을 타고 내려오는 잔상이 보이는데 이를 눈물(Tears)이라고 한다. 이 눈물이 서서히 내려오거나 얇게 떨어지면, 숙성년도가 오래되거나 알코올이 높은 것이다.

[스카치 위스키 바이블] 저자 장동은

◆ 맥주: 다른 술에 비해 배 부르고 맛이 없다. 보리의 맛이 싫다

▶Solve it_ 흔히들 '맥주'라 하면 우리나라 맥주계의 양대 산맥에서 출시하는 그 '맥주' 맛이 전부라 여긴다. 목 넘김이나 끝 맛 등 모두 비슷한 기억을 지닌 채 이와 맞지 않는 경우 '맥주는 원래 맛이 없다' 또는 '내 체질이 아니다'라고 단정한다. 그러나 맥주 전문가로써 이를 보면 정말 안타깝다. 맥주가 맛없다고 하기 전에, 얼마나 다양한 맥주를 체험해 보았는지부터 체크해보자.

맥주는 그 맛과 개성, 국적이 천차만별이며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 만약, 조촐한 가족 홈 파티에 맥주를 곁들이고자 한다면 평소 마셔보지 않은 세계 맥주에 도전해보길 권한다. 3천원 안팎이면 이제까지 먹던 맥주와 다른 명품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추천 맥주로는 부드러운 질감의 '사무엘 아담스', 과일 향과 바닐 향 등 풍부한 향에 도수가 낮아 부담 없는 '두벨', 바닐라와 달콤한 풍미가 느껴지는 밀 맥주 '에딩거 헤페바이스', 식사에 곁들이기 좋은 깔끔한 '부드바'를 추천한다. 참고로, 여기에 추천한 맥주는 전부 다 국내 마트에서 판매하는 것들이다.

마지막으로, 맥주 종류에 따라 잔도 다르게 즐겨볼 것. 벨기에 밀 맥주는 입구가 넓은 텀블러에 마셔야 맛있지만, 평범한 라거 맥주는 원통형 실린더 모양 잔에 마시는 것이 무난하다. 향을 음미하고 싶다면 와인 잔에 맥주를 마시는 것도 좋은데 '두벨' 같은 벨기에 맥주나 '에델바이스' 같은 밀 맥주가 여기에 속한다.

[인생, 이 맛이다] 저자 고나무

◆ 소주: 비린 알코올의 맛을 견디기 힘들다

▶Solve it_ 생(生)소주를 들이키기가 힘들다면, 소주의 알코올 기를 중화시키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물을 타서 마시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알코올의 비린 기를 더 강화시킬 수 있다. 이럴 때는 녹차 티백이나 오이를 준비한다. 과실주의 시초가 된 오이소주의 경우, 오이가 알코올을 흡수해 도수를 낮춰주고 수분 함유량을 늘려 소주를 순하게 만든다.

외부에서 술을 마셔 채 썬 오이를 넣기가 번거롭다면 주전자나 큰 통에 소주를 한꺼번에 붓고 녹차 티백을 서너 개 띄운다. 녹차에 풍부한 비타민 C와 아미노산이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고 녹차가 지닌 이뇨작용으로 물을 마실 때보다 알코올을 더 빨리 배출시킨다. 칼슘의 훌륭한 보충원인 오이도 마찬가지 원리인데, 이뇨작용으로 인해 빠져나간 비타민과 칼슘의 밸런스를 채우고, 안주의 짠 성분과 부기를 배출해 다음 날 숙취 없이 깨어날 수 있다.

맛 칼럼니스트 김용철

◆ 막걸리: 두통이나 더부룩함 등 숙취가 심하다

▶Solve it_ 막걸리로 인한 숙취는 '첨가물'이 주원인이다. 막걸리를 마시고 두통에 시달렸거나 향이 부담되었다면 인위적인 첨가물의 영향이 크다. 따라서 막걸리를 맛있게 즐기려면 일단 제대로 만든 순수한 막걸리를 골라 마시는 것이 현명하다. 카바이드를 섞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무첨가물 막걸리와 같은 고급 막걸리가 많이 출시되고 있다. 막걸리를 마실 때 반드시 라벨을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다.

막걸리에 맞는 안주로는 흔히 빈대떡이나 전을 꼽지만, 쌀과 누룩으로 만들어 태생부터 포만감이 있기 때문에 요즘은 생선회를 먹기도 한다. 막걸리를 좀 더 달콤하게 즐기고 싶다면, 뚜껑을 따기 전에 잘 흔든 뒤 반 사발쯤 따르고 야쿠르트를 넣는다. 이 방법은 막걸리의 맛이 좀 더 가벼워지고, 순간적으로 취기가 오르는 부작용이나 특유의 냄새, 트림을 줄여준다. 마지막으로 막걸리를 전통 잔에만 따라 마셨다면 와인 잔에 시도해보기를 바란다. 막걸리를 와인 잔에 마셔보면, 유리의 매끈함이 막걸리 특유의 텁텁한 매력을 살리고 고소한 맛과 함께 목 넘김을 살려준다.

맛 칼럼니스트 김용철

◆ 마시면 두통이 심하다. 평소 즐겨 먹는 안주에 어울리지 않아 마실 일이 없다

▶Solve it_ 레드 와인을 마실 때 온도가 미적지근하다면, 얼음을 2~3개 띄워 보자. 혹자는 무식한 방법이라고도 하겠지만,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시라즈' 같은 무거운 와인이 한결 마시기 쉬워진다. 만약, 곁들이는 안주가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와인을 즐기지 않았다면 안주 매치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보자. 소주나 맥주와 같은 술은 푸짐한 요리를 곁들여 마시면서 와인=치즈라는 빤한 공식에 안주를 한정시켜 먹는데, 이런 고정관념이 와인으로부터 멀어지는 이유다. 다른 어떤 술보다 테이블의 주연보다 조연으로 자리 잡아 음식과 곁들여 먹을 때 와인이 한결 쉬워진다. 따라서,초보자가 와인에 다가가고 싶다면 평소 좋아하고 즐기던 음식에 와인을 곁들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만약 숙취로 인해 와인을 싫어하게 되었다면, 레드 와인보다는 화이트 와인을 선택해보자. 레드 와인은 타닌이 들어 있어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와인 숙취로 해장이 필요하다면 와인의 고장에서 사람들이 하는 방법을 벤치마킹해보자. 와인의 숙취를 해결하는데는 토마토가 좋다. 생토마토도 좋지만 토마토 해산물 수프나 차가운 물에 식초를 타서 마시는 것도 본토에서 와인 숙취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많이 쓰인다.

[올 댓 와인] 저자 조정용 / [엔조이 와인] 저자 이정윤

사진:허원회 | 진행:이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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