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걸렸어도 '항문 살릴 길' 있다

2009. 7. 2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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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암에 걸린 환자들이 수술을 앞두고 가장 크게 걱정하는 것은 항문의 보존 여부다. 인공 항문을 이용해 배변하는 고통을 피하고 싶은 것은 당연지사. 배뇨기능과 성기능을 잃고 싶지 않은 것도 항문 보존술에 매달리는 이유다.

항문 보존이 가능할지를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암의 발생부위'다.

직장암은 항문 입구로부터 13~15cm에서 생긴 암을 말한다. 즉 S자 결장이 되기 직전까지의 암이 직장암이다. 하지만 똑같이 직장암 진단을 받았더라도 암의 발생 부위에 따라 항문 보존율은 크게 달라진다.

발생부위가 항문쪽에서 비교적 먼 '상부나 중부'직장암일 경우는 최근 의료기술의 발달로 대부분 항문을 살릴 수 있다.

홍창원 국립암센터 대장내시경아카데미 교수는 "과거에는 손으로 직접 하는 수술이었다면 이제 '자동 문합기'라는 기계로 장과 장 사이로 손이 닿지 않는 부위까지 수술할 수 있다"며 "개복수술보다 상처가 적은 복강경 수술도 점차 늘고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11~12cm 이상의 거리에 위치한 직장암의 경우, 암 부위만 절제하고 장기를 잇는 전방 절제술이 가능하다. 암세포가 항문에서 8cm이내에서 발생하고 크기가 4cm이하일 때, 또 괄약근이나 림프절 전이가 없다면 내시경으로 암세포 국소절제술을 하게 된다. 암이 항문에서 6~11cm 거리에 존재하는 경우, 괄약근 보존술을 시행할 수 있다.

문제는 6cm이하의 하부직장암이다. 암이 항문으로부터 3~5cm 정도로 가까운 위치에 있는 하부직장암은 항문 기능을 보존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항문을 제거하게 된다. 또 항문 괄약근까지 암이 침윤한 경우에는 항문을 제거하고 인공 항문을 달게 된다.

이전에는 하부직장암환자의 대부분이 광범위한 외과적 수술로 직장을 전부 제거하고 복부에 인공항문을 만들어 달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전 방사선 치료와 약물치료로 하부직장을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늘고 있다.

수술 전에 방사선을 쏘여 종양의 범위를 줄이면 항문과의 거리가 좀 더 떨어지면서 항문을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좀 더 커지는 것. 방사선 치료는 대부분 항암 화학요법과 함께 시행되는데, 화학약물은 방사선효과를 증강시켜 재발률을 감소시키고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진천 서울아산병원 대장암센터 교수는 "항문에서 가깝게 생겨 암세포가 전이되면 안 되지만, 항문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으면 괄약근을 살려줄 수 있다"며 "수술 전 방사선 치료와 약물치료를 통해 미리 종양의 크기를 줄여놓으면 인공항문을 만들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대장암, 직장암 수술을 받는 환자의 약 5%만이 배로 인공항문을 내는 수술을 받고 있다. 더욱이 조기직장암의 경우는 국소절제만으로도 완치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항문에 아주 가까이 암이 생겨 인공항문을 달게 되더라도 관리만 잘하면 수영, 골프 같은 스포츠도 가능하며 성생활, 출산도 가능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직장암에 걸렸다는 사실만으로 비관하여 치료나 수술을 거부하지 말고,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항문을 최대한 살려내거나 인공항문을 달더라도 지속적인 관리로 일상생활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소현 MK헬스 기자 swbs@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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