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 2100억원짜리 '사랑의 교회' 신축반대 광고 추진

2010. 5. 2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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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단칸방 못얻는 사람 많은데

교회 본질에 어긋나는 태도"

서울 서초동에 2100억여원짜리 건물(조감도)을 신축하기로 해 초대형 호화 교회 논란을 빚은 '사랑의 교회'(담임목사 오정현)와 관련해, 기독교계 내부에서 "교회의 본질을 망각한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해당 교회의 자성을 촉구하는 '신축 반대' 광고를 언론에 내기 위한 모금운동도 벌이고 있다.

'한국교회의 장래를 걱정하는 그리스도인 일동'(발기인 대표 이만열)은 24일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사랑의 교회' 신축은 사람에 관심을 갖는다는 기독교 정신에 어긋나고,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교회가 지하철 입구로 바로 연결되는 문제 등 특혜 시비까지 일고 있고, 무한 성장을 추구하는 교회의 행태에 대한 외부의 비판 목소리도 크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문광고를 통해 교계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광고 문안(초안)에서 "개신교의 성장이 꺾인 것은 대형교회가 없거나 전도 열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성도들과 목회자의 말과 행동이 어긋나기 때문이었다"며 "이런 사실을 뼈아프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한국 교회에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우리 사회에는 한 칸짜리 전·월세방조차 얻을 돈이 없거나 용산 참사처럼 무자비한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웃들이 많다"며 "다른 많은 교회들이 거리낌없이 건축 경쟁에 나서는 등 사회 전체에 미칠 파장까지 깊이 생각해 대안을 찾아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랑의 교회' 쪽이 서초동에 교회 신축을 결정한 지 1년을 즈음한 25일께 신문 광고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사랑의교회 건축대책 지역교회 협의회' 등 5개 단체와 개인 200여명이 모금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사랑의 교회'는 부족한 예배·주차 공간 등을 확보하겠다며 지난해부터 서울 서초역 부근 대법원 맞은편에 7500㎡ 크기의 터(약 1174억원)를 매입했으며, 땅값에다 건축비 900억원 등을 포함해 모두 2100억여원 규모의 교회 신축을 추진해 왔다. '사랑의 교회' 쪽은 2012년 교회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서초구청에 건축 허가를 신청해놓은 상태로 앞으로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등을 통과해야 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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