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뎀나무] '원초적 질문-돈'

2010. 2. 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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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모임에서 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다.

나이든 부부가 있다. 그런데 그 남편에게는 돈이 아주 많았다. 문제는 그 돈을 어떻게 쓰느냐는 것이었다.

아내에게 그 돈을 하나도 안 주면 "맞아 죽는답니다."

아내에게 반만 주고 나면 나머지도 달라는 아내의 등쌀에 "쫄려 죽는답니다."

아내에게 자신이 가진 돈을 다 주고 나면 "굶어 죽는답니다."

돈의 문제는 모든 사람에게 민감하다. 아무리 고상한 척해도 돈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성경을 가만히 묵상하다 보면 예수님의 사역, 비유 역시 경제적인 부분과 아주 민감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사실 돈이라는 것이 있어서 행복하기도 하지만, 있어서 불행해지기도 한다. 돈이 있어서 감사한 사람도 있지만, 돈이 있어서 감사를 잃어버린 사람도 있다. 돈이 없어서 불행한 사람도 있지만, 돈이 없어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있다.

결국 돈의 문제는 무엇을 얼마나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돈을 가진 우리가 하나님 앞에 어떤 존재로 살아가느냐의 문제다. 그래서 우리가 늘 물어야 하는 신앙적 질문이란 돈의 유무(有無)가 아니라 돈을 가진 사람들의 품위에 대한 것이 아닐까?

어느 날 성경을 묵상하다가 한참을 고민하게 된 구절이 있다. 출애굽기 13장 11절을 보면 이제 막 출애굽하여 가나안을 향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예배와 제물에 대해 언급하며 이런 단서를 붙이고 있다. "너를 가나안 사람의 땅에 인도하시고 그 땅을 네게 주시거든."

목사로서 필자는 "진정한 감사란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라고 설교해 왔는데, 하나님은 너무나도 조건적인 감사를 명령하신다. 그러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다. 이 문제는 '주어진 환경'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인정(認定)'에 대한 신앙적 물음이라는 것을.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을 출애굽시키셨지만, 모두 그 땅을 밟지 못했고 모든 사람에게 그 땅을 주셨지만, 모두 그 땅을 소유하지 못했다. "그것을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셨다"라고 신앙적으로 인정한 사람들만이 축복을 누렸다.

그래서 오늘 '돈과 소유'에 대한 원초적 질문을 던지고 싶다.

"당신은 오늘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놀라운 축복에 대하여 인정하며 그 축복을 누리는가?"

출애굽 과정에서 참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모세가 행한 10가지 재앙 앞에서 바로 왕이 보인 태도다. 어쩌면 그렇게 완악할 수 있을까? 그런데 성경은 "하나님께서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사"라고 증언한다. 즉 그 완악함과 고통의 시간 가운데서 하나님이 일하고 계셨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우리도 삶에 개입하시는 하나님을 인정하는 순간 하나님을 예배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을 찬양하게 된다. 그렇다면, 당신은 자신이 얼마나 가졌느냐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이 역사하심을 인정하는가?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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