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잡지 않는 선교 연극.. 아트리 작품 '의' 4월3일까지 대학로서 공연

2010. 2. 21. 17: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극 '의'는 전도를 위해 치밀하게 만들어진 한편의 퍼포먼스다. 당연히 탕자가 나오고, 이를 전도하려는 독실한 크리스천과 목회자가 등장한다. 이 크리스천은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한다"고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탕자를 향한 이 대사는 관객을 향한다.

기독인 관객들은 전도에 도전도 받겠다. 비신자들은 복음을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이거 뭐니"라고 할 것 같다. 하지만 이 비신자들도 2시간 동안 복된 소식을 완전히 외면할 순 없을 것 같다. 연극이 시작되면 관객은 나올 수 없으니까.

'의'는 20세기 초 중국에서 실제 벌어졌던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부모 없이 힘겹게 살면서 하나님이라면 이를 갈던 윤재는 조직폭력단체의 꾐에 빠져 경찰을 죽인다. 또 자기를 속인 조직폭력배를 찾아가 살해한다. 이를 안 형 윤호는 윤재를 쫓아가 사건 현장에서 옷을 바꿔 입고 체포된다. 독실한 윤호는 동생을 위해 항소도 않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동생은 "나는 너의 옷을 입고 너 대신 죽는다. 너는 내 옷을 입고 내 대신 살아다오"라는 형 편지를 받고 거듭난다.

문화선교단체인 문화행동 아트리가 지난해 12월 서울 혜화동 혜성교회에서 공연한 작품이다. 신앙이 없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연극을 보자며 자연스럽게 데려오면 좋겠다는 취지로 일반 무대에 올렸다. 교회 연극 정도로 치부하면 큰 오산. 아트리는 최고의 작품을 통한 선교를 지향한다. 극은 선교연극 치고 꽤나 '폭력적'이다. 초반부터 윤재와 악귀 간의 난투극이 벌어진다. 계속 싸움을 몰고 다니는 윤재는 현란한 발차기 등을 선보인다. 덕분에 눈을 떼지 못한다. 속도감은 덤이다. 국내외에서 흥행했던 퍼포먼스 '점프'의 박계환이 무술지도를 맡았다.

조명의 쓰임도 인상적이다. 연극 제목인 '의'자를 공간에 투영한 것, 벽에 걸린 사진에 조명을 집중해 무언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 등은 연극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옥에 티가 있다면 거듭난 동생의 삶 등이 군더더기로 비쳐진다는 점이다. 어떻게든 관객을 잡아두고 전도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4월3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02-741-9091).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goodnews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