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톨릭·개신교 '올림픽성공' 한몫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한 외국인 응원객과 중국 신자들이 성모무염시태 성당에서 주일미사를 마친 뒤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중국 베이징 소재 가톨릭 성당과 개신교가 '올림픽 외교'에 한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문 광장에서 도보로 30분 거리에 있는 성모무염시태 대성당은 규모 면에서 유럽의 유명 석조건축물에 비견될 정도로 웅장하고 아름답다. 이 성당에서는 주일에 라틴어 미사 1회와 영어 미사 2회 등 총 5차례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성당 입구에는 '올림픽을 향한 100년의 꿈이 실현되다. 평화가 영원하길 한마음으로 기도하자'고 적힌 붉은색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바로 이 성당이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세계인들의 관광명소가 됐으며, 중국의 종교자유 의지에도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베이징에는 불교 사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건축물도 잘 보존돼 있다.
아시아 가톨릭통신인 'UC AN'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인 지난 10일 주일예배에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을 비롯해 여러나라 정상들이 베이징의 성모무염시태 성당에서 참례했다. 이들 정상은 미사 후 베이징교구 죠셉 리 샨 주교와 환담도 나누었다. 이 밖에도 중국 종교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올림픽 참가 선수들과 응원객들이 시내에서 서양식 성당(동당·서당·남당·북당 등 베이징 시내 사방에 성당이 있음)과 주일미사 광경을 보고 중국의 종교자유에 새삼 놀랐다는 것이다.
수영 종목에 출전한 아들을 응원하러 왔다가 10일 대성당 주일미사에 참석한 필리핀계 미국인 롭 월시는 "중국에서 성당은 제 기능을 못하는 줄 알고 왔는데, 미사와 전례가 미국과 거의 같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응원객 사라 레리는 "중국은 아직 바티칸과 수교를 안 했는데도 신자들이 미사 중에 교황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유학 중인 매츄 발레타는 "중국은 종교를 미신으로 간주해 억압한다고 생각했는데 주일미사에 신자들이 꽉 찼으며, 특히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해 더욱 아름다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개신교 신자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0일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과 로라 부시 여사, 딸 바버라 등 가족과 함께 베이징 시내 콴지에(寬街) 교회에서 주일예배에 참석해 종교 자유에 대해 많은 어록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수 기자 hul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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