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대변인에 미 기자 출신 그레그 버크 임명
[경향신문] ㆍ홍보자문하며 ‘개방 이미지’ 만들어 …비사제 임명 이례적
교황청 대변인으로 미국 언론인이 임명됐다. 교황청은 11일(현지시간) 미국 국적의 그레그 버크(56·사진)를 새 대변인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2006년부터 10년간 바티칸의 ‘입’이 돼온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8월1일 사임한다.
버크는 컬럼비아대학을 나와 20년 넘게 미국 폭스뉴스와 영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로마특파원으로 일하면서 교황청과 인연을 맺었다. 교황청이 그에게 처음 ‘러브콜’을 보낸 것은 2012년 베네딕토 16세 교황 때였다. 당시 바티칸은 교황청 기밀문서 누출사건인 ‘바티리크스’와 그에 따른 돈세탁,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곤란을 겪고 있었다.
베네딕토 16세는 바티칸 속사정을 잘 알고 언론의 생리에도 밝은 버크를 홍보자문관으로 기용했다. 당시 버크는 바티칸 스캔들에 대해 “사실관계는 곧이곧대로 말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버크는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도 많이 기여했다. 현지 언론은 버크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교황의 행보를 적극 알리는 ‘백악관식’ 소통 방식을 바티칸에 적용했다고 전했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이었던 교황청의 이미지를 훨씬 개방적으로 변모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버크는 루이지애나주의 가톨릭 집안에서 자란 독실한 신자다. 그렇다고는 해도, 사제가 아닌 사람이 교황청 대변인에 임명된 것은 이례적이다.
교황청 부대변인으로는 스페인 여성 언론인 팔로마 그라시아 오베헤로(40)가 임명됐다. 홍보책임자 자리를 이탈리아인이 아닌 외국인, 사제가 아닌 속인(俗人)으로 채운 것에 대해 미국 가톨릭 매체 크룩스는 “교황청이 개방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환영했다. 버크는 바티칸 라디오 인터뷰에서 “명예롭고 들뜬 기분”이라며 “바티칸과 세계의 대중을 잇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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