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측근 "여성 부제 허용되면 가톨릭 양분 우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여성 부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 문제가 가톨릭 교회의 분열과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교황청 온건파 가운데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교황의 측근으로 바티칸에서 가장 진보적인 성직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독일의 발터 카스퍼 추기경은 13일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의 회견에서 "여성 부제 허용 문제에 대해 격론이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교회가 양분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날 각국 수도원 대표들이 참석한 특별 알현에서 여성에게도 부제직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위원회를 창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주교에서 부제는 사제를 보좌해 유아 세례, 혼배 미사, 미사 강독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직책이다. 그러나, 사제처럼 성체 성사나 고백 성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카스퍼 추기경은 "여성이 교회 조직 내에서 좀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수 년에 걸친 요구가 있었다"며 "이에 교황은 이제 이 문제를 공론에 부치고 싶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는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없다"면서도 "나는 항상 열려 있고 혁신을 향한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과거의 사례를 보면 여성 부제에 대해 '노'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지만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부제 허용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여성 부제를 허용하면 여성 사제에도 문호를 개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지적할 것이라며 "부제직은 성직의 한 등급이라는 점에서 여성 사제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여성에게 성직을 부여하는 것 자체를 큰 위협으로 바라볼 것"이라고 관측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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