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교황, 케냐서 아프리카 첫 미사 집전..20만 명 운집

2015. 11. 27.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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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본부 연설선 "파리 기후변화협약 합의 도출" 희망
비 맞으며 교황 기다리는 케냐 수녀들 (나이로비<케냐> 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 국립대학 캠퍼스에서 수녀들이 비를 맞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교황은 이날 나이로비 국립대학에서 미사를 집전했다. lkm@yna.co.kr
"교황님!"…아프리카 전통무용수들 열렬한 환영 (나이로비 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현지시각) 케냐 나이로비 공항에 도착하자 전통무용수들이 달려나가 환영하고 있다. 아프리카 첫 방문길에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은 케냐를 시작으로 우간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한다. ciy@yna.co.kr

유엔환경본부 연설선 "파리 기후변화협약 합의 도출" 희망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6일(현지시간) 오전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아프리카 첫 미사를 집전하고 오후에는 유엔환경본부를 방문해 환경의 중요성을 주제로 연설했다.

이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 나이로비 대학 캠퍼스에 모인 군중은 한결같이 "비는 하나님의 축복"이라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교황의 방문을 반겼다.

특히 수천 명의 가톨릭 신자들은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역사적인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전날 밤부터 폭우 속에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다.

지붕이 개방된 교황전용 차량이 이날 오전 10시경 대학 캠퍼스에 들어서자 20만 명이 넘는 군중은 손을 공중으로 내뻗은 채 입가에 환한 미소를 띠며 손을 흔드는 교황을 열렬히 환영했다.

레이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가톨릭 수녀는 "아름답다. 우리는 모두 아무 걱정 없이 빗속에 앉아 기다렸다"며 환하게 웃었다.

나이로비에서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니예리에서 3시간 걸려 도착했다는 폴 은디방구는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 달리 참석할 기회가 없는 나로서는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케냐 가톨릭 교회는 이날 미사에 백만 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비 때문에 많은 사람이 참가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

일부 출입구에서는 그러나 너무 많은 입장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경찰이 이를 통제하는 과정에서 물리력을 동원하는 불상사도 빚어졌다.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자신의 긴 흰색 미사복 위에 케냐 마사이 부족의 전통구슬 문양이 박힌 의복을 걸쳤다.

이 전통 의복은 나이로비 외곽 판자촌인 강게미 지역 주민들이 이튿날 예정된 교황의 마을 방문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만들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미사 끝에 현지어인 스와힐리어로 "당신에게 하나님의 가호가 있기를, 케냐에 하나님의 축복이 있기를"이라고 말해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나이로비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피터 가추이는 이날 교황의 강론이 경이롭다며 "교황은 가족과 국가, 종족과 종교를 초월해 하나 된 마음으로 하나님의 반석 위에 우리의 기반을 세우도록 격려했다. 나는 이것을 평생 기억할 것"이라고 감격해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이날 오후 나이로비 외교가에 있는 유엔환경계획(UNEP)을 방문해 지구가 직면한 심각한 환경 위기에 대해 경고했다.

교황은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 공동의 이익보다 개별 이익이 앞선다면 이것은 재앙"이라며 오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합의가 도출되기를 강력하게 희망했다.

교황은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세계를 하나의 국가로 보고 같은 집에 사는 사람으로 보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단합과 정의, 평등과 참여 등의 기본 원칙에 따라 통합적인 합의안을 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모든 나라가 각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피의 다이아몬드'와 상아, 그리고 기타 자연자원의 불법거래가 정치적 불안정과 테러를 불러온다며 전 지구적 차원의 대응을 주문했다.

앞서 교황은 이날 이른 아침 각기 다른 종교 지도자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근본주의 성향에 물드는 청년들과 종교를 빌미로 이들이 저지르는 '야만적 공격 행위'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종종 많은 젊은이가 종교라는 이름으로 근본주의에 빠져 불화와 공포의 씨앗을 뿌리고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케냐는 지난 2011년 소말리아에 군대를 파견한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계속된 테러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전 세계 12억명의 가톨릭 신자를 이끄는 교황은 이날 케냐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 '단합과 투명성'을 갖추고 불평등을 물리칠 것을 함께 주문해 차별과 부패로 얼룩진 이 나라 정치에 일침을 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케냐 방문을 마치고서 우간다(27∼29일)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29∼30일)을 차례로 방문한다.

우간다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에 신음하고 있으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이슬람 반군과 기독교 민병대가 2013년 이후 1년여간 내전을 벌인 바 있다.

airtech-ken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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