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교황행진'에 워싱턴 축제열기..포프모빌에 수만명 인파 '와~'

2015. 9. 24.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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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시민·관광객 구름처럼 모여..연도에 손짓과 깃발 물결 교황 온화한 미소로 손인사..'프란치스코' 연호에 감격의 눈물도

새벽부터 시민·관광객 구름처럼 모여…연도에 손짓과 깃발 물결

교황 온화한 미소로 손인사…'프란치스코' 연호에 감격의 눈물도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와~와~"

23일(현지시간) 오전 미국의 수도 워싱턴D.C는 잠시나마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시'(聖市)로 탈바꿈해 있었다.

그 중심부는 워싱턴D.C.의 양대 상징물인 워싱턴 모뉴먼트와 백악관 사이의 정중앙에 놓인 엘립스공원.

이 공원을 'ㄷ' 자형으로 에워싼 연도에는 수만 명에 이르는 인파가 몰려나와 퍼레이드를 하는 교황의 모습에 그야말로 열광했다.

공원을 끼고 워싱턴D.C.를 동서로 가로지른 콘스티튜션 애비뉴와 백악관 좌우로 길게 뻗은 15번가(街)와 17번가는 교황을 연호하는 함성 소리로 가득 찼다.

발 디딜 틈 없이 보도에 늘어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일제히 손과 깃발, 국기, 플래카드들을 연방 흔들어대는 모습은 마치 교황을 향한 하나의 거대한 환영의 몸짓처럼 느껴졌다.

초가을의 태양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화창한 날씨 속에서 교황은 당초 예정보다 다소 늦은 오전 11시20분께 백악관을 나와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교황이 탄 공식 의전차량(일명 포프모빌)은 유리지붕을 장착한 흰색 지프 랭글러로, 경찰 사이드카와 차량들의 호위를 받아 서서히 미끄러지듯 퍼레이드에 나섰다.

행진은 엘립스공원 서쪽인 17번가에서부터 컨스티튜션 애비뉴를 거쳐 15번가로 이어졌다. 교황이 나타나기를 장시간 기다리던 미국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교황이 탄 차량의 모습이 보이자 갑자기 "와~"하는 커다란 함성을 지르며 환호했다.

교황은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인파를 향해 손인사를 건넸고 보도에 서 있던 사람들은 손과 깃발을 연신 흔들면서 '프란치스코'를 연호했다. 라틴계 시민들은 구호와 응원가를 부르며 기쁨과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는 교황의 손을 어떻게든 잡아보려고 손을 길게 내뻗거나 휴대전화를 비롯한 디지털 기기들을 높이 치켜들어 교황의 모습을 담기 위해 분주하게 버튼을 눌러대는 모습도 보였다.

비록 1㎞ 남짓한 짧은 거리이고 그나마도 일회 행진에 그쳤지만, 이들 인파는 교황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은총'이나 '행운'으로 여기는 듯했다. 독실한 가톨릭 교인들은 교황의 행차 동안 가만히 눈을 감고 기도를 올리거나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교황의 퍼레이드가 시작된 것은 정오에 가까운 늦은 오전이었지만, 사람들은 동이 트기 전인 새벽 4시부터 퍼레이드 장소로 입장해 보도와 잔디밭에 진을 쳤다.

아예 전날 밤부터 미리 나와 퍼레이드 장소 주변인 내셔널 몰에서 밤을 꼬박 새운 사람들도 있었다.

새벽부터 나와 보도블록 위에 돗자리를 깔고 잠을 청했다는 카를로스 페드로는 "가톨릭 신자인 우리에게 이것은 엄청난 축제"라며 "너무나도 존경하는 교황님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돼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주로 가족 단위로 나온 사람들은 잔디밭에서 운동을 하거나 함께 독서하는 모습도 보였다. 버지니아 주 폴스처치의 한 성당에 다니는 비앙카 엘르는 5살 짜리 아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은 빈자의 왕이요 세상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란다"라고 자상히 설명해 주기도 했다.

교황의 퍼레이드를 기다리는 동안 주로 라틴계로 보이거나 가톨릭 신자인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찬송을 하거나 '올레 올레'와 같은 월드컵 응원가를 따라 부르며 흥겨워했다.

워싱턴 모뉴먼트 북동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인 점보트론은 이날 교황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수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사람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퍼레이드에 앞서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를 일일이 생중계해주고 중간중간에 가톨릭 신부들과 종교 전문가들을 출연시켜 이번 교황 방문의 의미를 상세히 설명해준 것이다.

페어팩스 고교 2학년생으로 이날 학교를 결석했다는 낸시 주드는 "가톨릭 신자라는 게 정말 자랑스럽다"며 "공부도 중요하지만, 교황을 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말씀드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

개신교도로 아메리카대학에서 인류학을 전공하는 캔디 스크로우는 "아르헨티나 태생이고 서민을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해온 분이라고 들었다"며 "교황의 방미는 단순히 가톨릭만의 행사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축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퍼레이드 장소 주변에는 경찰은 물론이고 군인들까지 동원돼 삼엄한 보안과 경비 태세를 유지했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오전 4시부터 10시까지 퍼레이드 장소에 입장할 때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수준의 보안 검색을 받아야 했다.

퍼레이드를 마친 교황은 워싱턴D.C. 중심부에 있는 19세기 건축양식의 성당인 성 매튜 성당으로 향했고 정오께 미국 주교 수백 명 앞에서 강독을 했다.

교황은 이날 오후 늦게 미국 최대 가톨릭성당인 워싱턴 바실리카 국립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이날 백악관 주변에는 교황과 관련한 기념품과 소형깃발, 배지, 티셔츠를 파는 행상들이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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