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공산주의 십자가' 선물 불쾌하지 않았다"
코카잎 차 마셨다는 보도에는 "안 마셨다" 해명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낫과 망치 모양의 '공산주의 십자가' 선물에 대해 "불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황은 남미 3개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로마 교황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8일 교황이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에 도착한 후 공식 환영 행사에서 교황에게 예수가 낫과 망치에 못 박혀있는 형상의 나무 십자가를 선물했다.
이 십자가는 1980년 볼리비아 군부에 의해 살해된 예수회 소속 사제 루이스 에스피날이 디자인한 것이다.
농민과 노동자를 뜻하는 낫과 망치는 공산주의의 상징인 데다 사회주의자인 모랄레스 대통령이 한때 교회에 적대적이었기 때문에, 보수적인 가톨릭계에서는 십자가를 선물한 의도가 무엇인지를 놓고 논란이 빚어졌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예수회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에스피날은 마르크스주의 계열 해방신학의 지지자로 동료 예수회 사제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진 인물"이라며 "모랄레스 대통령의 선물을 에스피날의 마르크스주의적 시각에서 해석했고, '저항예술'로 봤다"고 말했다.
이어 "난 이러한 예술을 이해한다. 나에게는 불쾌한 일이 아니었다"며 "십자가를 바티칸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황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에콰도르에서 볼리비아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코카잎 차를 마셨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일부 언론은 교황이 고산병 증세를 완화하기 위해 코카잎이 혼합된 트리마테 차를 마셨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는 78세의 고령에 어떻게 힘든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결코 코카잎은 먹은 적이 없다. 거기에 대해서는 분명히 해두자"고 재치있게 답했다.
trum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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