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목회포럼 '이슈&미래' 발간.. 한국교회 과제와 해결책 담아

이사야 기자 입력 2015. 4. 20. 17:30 수정 2015. 4. 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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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목회포럼이 20일 발간한 '이슈&미래'는 한국교회의 공과(功過)를 소개하고, 한국교회가 직면한 과제와 해결책을 담고 있다.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기 위함'이라는 발간 취지에 따라 11개 분야 중 마지막인 '미래전략에서는 미래학자 신학자 사회학자 국회의원 등이 참여해 우리나라를 강타한 사회현상과 그로 인해 한국교회 안에 야기될 문제점을 적시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한국교회 위기는 저출산·고령화와 종교지형의 변화='고령화 시대와 미래전략'에 대해 집필한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최윤식 소장은 "한국사회에서 초스피드로 진행 중인 고령화는 교회는 물론 사회 각 분야에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며 "현재 추세라면 2028년에는 전체 기독교인의 60%가 55세 이상의 은퇴자이고, 헌금도 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어 교회는 재정난에 시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소장은 "성도들이 은퇴 후 의욕을 갖고 살 수 있게 새로운 비전(사명)을 찾도록 돕고, 성도들이 은퇴에 대비해 경제적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고령화 시대에 근거 없는 희망을 제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새누리당 박윤옥(한 자녀 더 갖기 운동연합 회장) 의원은 '저출산과 출산장려운동'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낙태문제도 해결하고 미혼모의 아이들을 사회가 어떻게 건강하게 키워낼 것인지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핀란드는 혼전 임신한 여고생들의 아기 양육 포기를 막기 위해 학교에도 보육시설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원대 사회교육과 김성근 교수는 '한국종교와 개신교의 미래'란 제목의 논문을 통해 "한국교회는 1970~80년대 개교회주의와 성장주의를 지향하면서 폭발적 성장을 했다"면서도 "이 와중에 교회가 보여준 친자본주의적 성향은 많은 국민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 주면서 최근 들어 타종교의 성장을 돕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종교재벌이라고까지 비판을 받고 있는 한국의 대형교회들은 성장위주의 교회 운영과 재정 사용에 대해 일대 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형태의 교회, 성도의 등장='새로운 미래의 교회들'에 대해 집필한 웨스트민스터신학대 김선일 교수는 "미래의 교회는 주일성수와 종교활동, 건물 등에 편중됐던 신앙 양식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교수는 "현대에는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하는 운송업과 요식업 등 서비스업의 비중이 급증하면서 오롯이 종교생활만으로 주일을 보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주일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주중에 모여 성경공부를 하고, 성찬 등을 나누는 일명 '주중교회'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또 "높은 땅값과 임대비 등의 이유로 건물에 국한되지 않고 카페나 학원 등 주중의 비즈니스 공간을 주일에 예배처소로 변환시키는 교회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엔 사이버 예배도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비정형화된 교회 출현을 무조건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제안했다. 그는 "그들이 비록 소수라도 예수의 이름으로 모여 예배드리고, 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증언하는 공동체라면 한국교회의 협력자로 여길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실천신대 정재영 교수는 '탈현대와 새로운 기독교인의 출현'을 제목으로 한 논문에서 "오늘날은 집단보다는 개인이 중시되며 제도 종교의 의례 등을 따르지 않으면서 개인적인 신앙생활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한 뒤 '가나안 성도'를 예로 들었다. 가나안 성도란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교회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교회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말한다.

정 교수는 "2013년 300명의 가나안 성도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이 기독교인으로서 정체성이 약하고, 수시로 교회를 옮길 것이라는 편견을 뒤집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응답자의 27.2%가 서리집사 이상의 직분을 받았고, 교회를 떠나기 전 평균 14.2년 교회를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가나안 성도가 되기 전 평균 6개월 이상을 고민했으나, 이 기간 중 목회자나 주변 신자들은 그들의 의논 상대가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가나안 성도들은 지나치게 제도화 또는 관료제화 돼 있는 기존 교회에 대한 저항으로 교회를 떠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이들이 모여 만든 신앙모임이 늘고 있다는 것이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현재 국내 가나안 성도의 인구는 약 100만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을 섣불리 교화하려고 하거나 제도권으로 흡수하려고 하면 더 큰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교회 지도자가 성도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의사결정을 하고, 교회 구성원들이 주체성을 갖고 각자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성도들의 이탈을 막는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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