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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가톨릭과 교황 제도에 반대하는 일부 개신교 단체가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서울 광화문광장 시복미사에 반대하는 기도회를 연다. 교리 차이로 빚어지는 현상으로 보는 의견도 있지만, 교황이 한국 사회에 전해준 긍정적 메시지와 종교 간 화합의 차원에서 볼 때 지나친 반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로마교황 방한대책협의회' 이름으로 1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청계천 한빛공원에서 기도회 개최가 신고돼 있다. 참석 인원은 1천명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청계2~3가 사이의 한빛광장은 시복 행사가 열리는 곳과 직선거리로 600여m 떨어져 있다. 경찰은 "거리가 떨어져 있어서 양쪽의 충돌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맞불 기도회'는 '로마가톨릭·교황정체 알리기 운동연대'(위원장 송춘길 목사)가 이끈다. 이들은 가톨릭에 대해 "과거 우리가 개혁하고 뛰쳐나온 종교다", "예수의 가르침과 다른 내용을 가르친다", "교황을 신처럼 여긴다" 등의 비판을 한다. 이들은 교황 방한 이틀 전인 12일에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가톨릭 반대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1만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에서는 교황을 "적그리스도"(예수의 적)나 "우상 숭배자"라고 비난하는 팻말이 등장했다. 로마교황 방한대책협의회 회장인 변병탁 목사는 "과거 종교개혁을 한 이유는 종교적 악행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톨릭 내부에서 이런 문제에 진성성 있는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개신교계 내부에서는 이런 움직임에 우려도 나온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홍보실장인 강석훈 목사는 "신학적 또는 교리적으로 반대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더 성숙해야 한다. 교황은 가톨릭의 수장이자 한국을 찾은 손님"이라고 했다.

　교황의 방문을 반대하는 집회·시위는 외국에서도 종종 있다. 지난 5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향해 일부 유대교 세력이 '성지에서 이교도인 교황의 미사를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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