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에 종교는 설 자리가 있는가' 세기의 대논쟁서 도킨스 판정패

2013. 2. 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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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완 윌리엄스 전 캔터베리 대주교가 '전투적 무신론자'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와의 토론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4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성공회 수장을 지낸 윌리엄스 전 대주교와 '만들어진 신'이란 책으로 유명한 도킨스 교수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케임브리지 유니언 소사이어티(CUS)에서 '21세기에 종교는 설 자리가 없다'는 주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CUS는 케임브리지대학 내 최대 토론모임으로 1815년 설립 이후 윈스턴 처칠, 달라이 라마를 비롯한 전 세계 저명인사들이 참여해왔다. 이날 토론 직후 회원들은 투표를 통해 '21세기에 종교는 설 자리가 없다'는 명제를 거부했다. 도킨스 교수가 324표 중 136표밖에 얻지 못해 윌리엄스 전 대주교에 진 것이다.

'신은 망상의 산물'이란 신념을 가진 도킨스 교수는 토론회에서 "종교는 잘못된 설명을 퍼뜨림으로써 과학의 노력을 저해한다"며 "종교는 쓸모없고 무의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종교는 인간의 지적능력에 대한 배반이자,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모든 것에 대한 배반"이라고 도발했다.

이에 대해 윌리엄스 전 대주교는 "종교는 늘 공동체를 만들고 연민의 관계와 동류의식을 만드는 근원이 돼 왔다"면서 "종교적 헌신을 순전히 개인의 일로 치부하는 것은 종교의 역사를 거스르는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인권에 대한 현대인들의 태도는 종교적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옥스퍼드대에서 '신은 있는가'란 주제를 놓고 처음 격돌했다. 외신들은 '유신론과 무신론의 헤비급 타이틀전'이라며 큰 관심을 보였으나 기대했던 화끈한 공방은 벌어지지 않았다. 당시 도킨스 교수는 "다윈은 우리에게 무(無)에서 모든 것이 창조됐다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생각에서 벗어날 용기를 줬다"고 말했고, 윌리엄스 전 대주교는 "난 21세기 과학의 문제는 21세기 과학으로 풀려고 하지만 우주에서 내 위치를 이해하려면 창세기를 본다"고 응수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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