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의 해피 하우스] 감사의 과학적 효과

2012. 10. 1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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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감사의 미덕은 종교와 철학에서 독점적으로 강조해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심리학 분야에서 '감사의 과학적 효과'에 관한 연구가 발표되면서 강조되고 있다.

로버트 에먼스 교수는 10주간 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에는 매주 다섯 가지의 감사를, 다른 집단에는 걱정거리를 기록하게 했다. 결과는 매우 놀라웠다. 감사 집단은 불평 집단에 비해 삶의 만족도가 상승하고 건강이 좋아졌다. 두통, 기침, 어지러움 등이 줄었다. 운동도 더 많이 하면서 행복지수가 높아진 것이다. 또 다른 만성 질환자 집단 실험에서도 기쁨과 자부심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 많아지고 이웃들을 돕고 깊은 숙면을 취하면서 건강이 좋아졌다. 에먼스는 "사람이 은혜를 저버리면 자아가 위축되는 반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자아가 확장된다"고 말한다.

'감사는 행복을 선물' 실험으로 증명

소냐 류보머스키 교수는 6주간의 감사효과에 관한 새로운 실험을 했다. 한 집단은 매주 한 번, 다른 집단은 세 번 감사기록을 했다. 그 결과는 흥미롭게도 매주 한 번 기록한 집단은 행복이 확실히 증가했으나 세 번 기록한 집단은 평균적으로 효과가 없었다. 아마 매주 세 번이나 기록하는 일이 성가신 일이 되어 싫증이 났을지 모른다. 다른 실험에서도 1주 동안 한 번 정도의 감사기록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평균적이라는 것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므로 자기의 기질에 적합한 횟수로 감사기록을 하면 행복지수는 상승한다. 이 실험의 중요성은 감사의 과학적인 효과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M 셀리그먼 교수는 대학원 강의 시간에 '감사의 밤'을 가졌다. 그 감동적인 내용을 조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패티가 어머니를 모시고 감사장을 읽는 동안 강의실 안에 있던 사람들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으며 감격한 어머니는 목이 메어 '넌 언제나 박하처럼 향기로운 내 딸이야'라고 말했다. 한 학생은 이 일을 '감사장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지켜보는 사람도 모두 울었어요.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오더군요. 왜 우는지조차 모르면서…'라고 회상했다."

'감사' 꾸준한 훈련 통해 생활화해야

셀리그먼은 "강의실에서 운다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인데 더욱이 모든 사람이 울었다면 그건 인간성의 가장 깊은 근원의 울림이었을 것이다. 교수로서도, 한 인간으로서도 내게 정말 소중한 체험이었다"고 말한다. 그해 학기말 '감사의 밤'을 평가하는 시간에 학생들은 모두 "10월 27일 금요일은 내 생애 최고의 하루였다"고 했다고 한다. 이제 '감사의 밤'은 셀리그먼 교수의 긍정심리학 강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인류는 원시시절부터 맹수들의 공격으로부터 생존하기 위한 강력한 신경조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남을 공격하고 비난하는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에 빠져 살고 있다. 너무 쉽게도 배은망덕(背恩忘德)한다. 부정성이 긍정성보다 강하다. 그러므로 감사는 꾸준한 훈련이 필요한 덕목이다. 꼭 감사일지를 써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특별히 어린이들이 가정에서 감사일지를 기록하는 훈련을 받으면 긍정성 편향과 행복지수가 높은 복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에먼스는 M 맥컬로와 함께 '감사지수 검사지'를 만들었다. 이것을 활용하면 배우자 선택에 좋은 참고 자료가 되리라고 본다. 이제 조만간 "감사지수가 낮은 사람과 결혼하면 후회한다"는 말이 많이 나올 듯하다. 물론 감사지수 검사는 교회에서 제직을 선출하거나 지도자를 청빙할 때에도 꼭 참고해야 할 자료다.

<서울신학대학교 상담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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