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 교인수, 2011년 10년만에 첫 감소.. 한국교회 위축 본격화 신호탄인가

2012. 9. 1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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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총회(총회장 박위근 목사) 소속 교인수가 교세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주요 교단에서 교인 감소 보고가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예장통합 총회가 발간한 제97회 총회 보고서의 교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통합총회 전체 교인수(교회 등록교인 기준)는 282만 2125명으로 전년도보다 186명 줄었다. 전년대비 감소비율은 0.01%에 불과하지만 현재 한국교계의 현실에서 '186'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통합 교단이 2001년부터 실시한 교세 통계를 보면 지난 10년간 교인 수가 매년 평균 5만2371명(평균 증가율 2.06%)씩 늘었다. 2007년 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 기념대회를 앞둔 2006년도에는 대대적인 전도활동으로 11만명 가까이 증가했고, '300만 성도운동'이 펼쳐졌던 2009년에도 10만 여명이 늘어났다. 2010년만 해도 4만9000여명(1.77%)이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186명 감소는 새신자가 5만여명 줄어든 것으로 분석될 수 있다.

특정 교단이 자체 교인 수의 감소 통계치를 내놓은 것도 이례적이다. 2005년 통계청의 종교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개신교인은 861만6000명으로 1995년 조사에 비해 14만명 정도 감소했다. 하지만 그동안 개신교단 가운데 교인수가 감소했다는 통계는 거의 볼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개신교단 측에서 주장하는 기독교인 수(약 1200만명)와 정부 통계치(860여만명) 사이 간극이 존재해왔고, 교단 통계치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대해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그동안 대부분 교단들이 교세 확장을 위한 경쟁으로 교인 수를 부풀려온 사례가 많았다"면서 "이번 예장통합 교단의 교세 통계는 한국교회의 교인 감소가 실제 이뤄지고 있다고 확인해주는 신호탄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예장통합 총회는 2001년부터 매년 교단 소속 교회와 노회에서 온라인으로 집계된 전체 교인수를 포함한 교세 통계를 산출하고 있으며 8100여 교회(2011년말 기준) 중 90%이상이 교세 보고에 동참하고 있다.

64개 노회별로는 교인이 감소한 노회가 35개(약 55%)에 달했다. 서울 동작·관악구 지역 교회 모임인 서울 남노회 지역에서 5549명이 줄었고, 광주 북·광산구와 전남 담양 지역 교회를 아우르는 광주동노회(3258명), 무지역 노회인 평양노회(2744명) 순으로 교인 감소폭이 컸다. 반면 충북 청원·제천·충주 지역을 포함한 충청노회는 4899명 늘었고, 서울 구로·강서구와 경기 김포 일부지역인 서울 서남노회가 4769명 증가했다. 16개 시도별로 분석해본 결과, 전남(4818명)과 경북(3889명)의 교인 감소폭이 가장 컸다. 반면 서울은 전체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7282명이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전체 교인 수는 줄었지만 교회와 목사 수는 매년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현재 예장통합 소속 교회 수는 8305곳으로 전년도 대비 143개가 늘었다. 목사 수도 1만6257명으로 직전 년도보다 506명 증가했다.

이번 교인감소 통계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인구 감소와 생활수준 상승에 따른 종교인구 감소라는 사회학적 요인을 비롯해 '처치리스(churchless) 크리스천',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 영향에 따른 자기방식의 개인주의 신앙이 팽창하면서 교회에 등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교수는 "독신과 이혼 등에 따른 심화된 개인주의가 종교 영역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라며 "하지만 개신교인들의 수는 감소하는데, 가톨릭 신자들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톨릭 신자는 2005년말 현재 514만6000명으로 1995년(345만명)보다 50%가까이 증가했다.

임희모 한일장신대 선교학 교수는 "교인 감소는 교회에 갈 필요성이 없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교회의 역할 내지는 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장통합 국내선교부 남윤희 총무는 "이번 교세 통계가 국내 선교 부문의 정책 발굴과 활동에 있어서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장로교총회 창립 100주년인 올해가 한국교회 전체의 전도 운동이 새롭게 시작되는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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