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형의 교회이야기] 새누리당? 신천지당?

2012. 2. 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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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을 통해서만 교제하는 독일의 한 형제님으로부터 온 글이 있다. 귀한 말씀이어서 컴퓨터 앞에 붙여놓고 늘 보고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잃어도 그 마음 속 하늘 아버지 이름만 잃지 않으면 모든 것을 얻은 자요, 이 세상 모든 것을 얻어도 그 이름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은 자 입니다.'

'그 이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그 이름 속에 감춰진 비밀을 신자들이라면 크건, 작건 느꼈을 것이다. 십수 년 전에는 '예수 그 이름'이라는 가스펠 송도 크게 유행했었다.

성경에는 이름이 변화된 사람들이 여럿 나온다. 아브람이 아브라함으로, 그의 아내 사래가 사라로 이름이 바뀌어졌다. 야곱의 이름은 천사와 씨름한 이후에 이스라엘로 변했다. 신약에서 사울은 다메섹 도상에서의 변화 경험 이후 바울로 이름을 바꿨다. 이름을 바꾼 것은 아니지만 시몬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게바(반석)란 별명을 주셨다. 바울은 서신서에서 베드로를 주로 게바란 별명으로 호칭하고 있다.

성경에서 어떤 인물이 개명(改名) 했을 때, 거의 예외 없이 비본질에서 본질로의 전환이 이뤄진다. 그 전환이 이뤄진 증표로서 개명이 이뤄지기도 한다. 창세기 35장 10절을 보자. "야곱이 돌아오매 하나님이 복을 주시고 그에게 이르시되 네 이름이 야곱이지마는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르지 않겠고 이스라엘이 네 이름이 되리라." 여기서 야곱은 육의 사람, 땅의 사람을 상징한다. 이스라엘은 영의 사람, 하늘의 사람을 뜻한다. 철저히 육의 사람이었던 야곱이 영의 사람으로 변화된 증표로서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이 주어진 것이다. 이 외에도 예를 들라면 한이 없다. '이름 신학'이라는 분야도 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2일 '새누리당'으로 바꾸는 당명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후, 새 당명과 관련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한나라당이 당명을 개정한 이유 역시 비본질의 정치에서 본질의 정치, 진심의 정치를 벌이겠다는 뜻일 것이다. 물론 지금의 불리한 여론을 당명 개정을 통해서 일신해 보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당명 개정 과정도 너무 졸속·즉흥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성경에서 이름을 바꾼 사람들은 삶의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이뤘다.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개명 이후 그들 모두 '결코 전과 같은 삶을 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새누리당이 진정 한나라당과 같은 길을 걷지 않을지, 그들의 개명이 성경 속 인물들의 개명과 같은 존재의 원형질이 변화되는 본질의 전환이 내포되었는지는 추후 지켜 볼 일이다.

한가지, 한자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새누리당을 소개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굳이 새누리당을 한자로 쓴다면 새는 '신(新)', 누리는 '천지(天地)'가 된다. 새누리당은 한자로 '신천지당'이 되는 것이다. 현재 '신천지'가 한국교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 지를 한번 생각했다면 과연 새누리로의 당명 개정이 이뤄졌을까. 개명은 참 어려운 작업이다.

이태형 종교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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